<취재현장>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그리고 남과 북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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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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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일 없습네다.”

2004년 여름, 금강산의 최고 절경으로 꼽히는 구룡폭포 앞에서 확성기로 폭포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던 북축 안내원은 함께 사진을 찍자는 말에 웃으며 말했다.

결국 사진은 멀리서 찍은 안내원의 설명하는 모습만 한 장 건졌다.

그 때도 “일 없다”는 말이 강한 거절이 아닌 예의를 갖춘 “괜찮다”라는 뜻이라는 걸 알았다면 적극적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을지 모를 일이다.

금강산 관광은 북측의 말 대로 ‘천하제일 명산 금강산’을 관광한다는 의미 뿐 아니라 제한적으로나마 북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도 있다.

대학생 신분으로 금강산을 찾았던 지난 2004년 이후 10여년 가까이 지난 지금, 구룡폭포의 비경보다 당시의 안내원 목소리가 더 기억에 남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인해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 지난 11일로 만 5년이 됐다.

금강산 관광 기업인협의회가 최근 호소문을 통해 밝힌 사업 중단으로 인한 우리 금강산 관광 관련 기업들의 피해 규모는 2조300억원이 넘었다.

금강산 관광 기업인협회는 호소문에서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금강산 관광지구 사업자의 경우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았거나 존망의 기로에 처해 있고, 기업관계자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막노동판을 전전하고 있다”며 사업재개를 간곡히 요청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을 주관했던 현대아산은 남북 당국 회담을 통해 금강산 사업 재개가 결정될 경우 즉시 실무적 절차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놓은 상태지만 남북 협상은 개성공단의 실마리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개성공단 사태 해결을 위한 3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열렸다.

지난 6월 금강산관광을 포함한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된 이후, 개성공단 정상화만 놓고 열리는 세 번째 회담이지만 전망은 여전히 밝지만은 않다.

개성공단 그리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바라는 이들이 사업 당사자들 뿐 만이 아니라는 것을 남북 당국이 잊지 말았으면 한다. 직접 북한을 체험한 우리나라 국민들과 우리를 만나는 북한 사람들이 많아 질수록 남북 간의 거리가 더 가까워 질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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