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에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외국계 증권사의 분석보고서 때문에 크게 흔들렸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이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주춤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하자 SK하이닉스 주가는 8% 넘게 하락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정보기술(IT) 상장사 '때리기'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지난 29일 국내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 SK하이닉스 주가가 4.09% 하락했다. UBS증권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1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내리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1.53% 내렸다.
외국계 증권사가 주요 IT 기업들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쏟아내면서 관련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올해 초 1만1811.93에서 이날 1만116.28로 15% 가까이 떨어졌다.
외국계 보고서의 국내 기업 때리기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9월 UBS가 LG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바꾸자 LG전자 주가가 5.42%떨어졌다. 같은 해 11월에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엔씨소프트에 대한 매도 보고서로 주가가 12.91% 급락했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 증권사의 보고서에 휘둘리는 가장 큰 이유는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 31%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미국이나 일본 증시는 외국인 비중이 10~20%대로 비교적 낮다.
'쓴소리'를 쉽게 못하는 국내 증권사에 비해 외국계 증권사는 매도 주문을 내는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외국계 보고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 삼성증권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10조원 이상으로 전망했지만 외국계는 9조6000억~9조7000억원으로 발표치(9조5000억원)에 더욱 근접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 삼성전자에 대한 JP모간의 보고서 이후 부정적인 외국계 보고서만 나오면 해당 기업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직접 기업을 탐방한 이후 작성되는 국내 보고서보다 외국계 보고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더 높다는 점은 한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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