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초에는 금융소비자 보호 필요성이 부각됐다면, 이번에는 금소원 신설을 계기로 민원관리에 보다 신경쓰고 있는 모양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민원해소팀’을 꾸렸다. 이미 기업은행은 올초 수석부행장 직속 ‘금융소비자보호센터’를 신설, 운영해왔다. 그러나 보다 전문적인 팀으로 운영해 ‘민원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26일 ‘하반기 전국 영업점장회의’에서 “소비자보호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다. 고객입장을 헤아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도 진실된 마음을 담아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소비자보호 본부를 신설하고 신보금 여성 본부장을 임명했다. 소비자보호본부 산하에는 기존 ‘소비자보호센터’와 이번에 새로 만든 ‘고객만족 추진실’을 둬 역량을 강화했다.
은행권 최초로 금융소비자본부를 신설했던 하나은행은 최근 고객 참여제도의 일환인 ‘하나솔로몬’을 꾸렸다. 하나솔로몬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 20명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이들 고객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나온 의견을 금융상품 개발, 프로세스 개선, 제도 개선을 위한 자료로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도 민원 담당 독립부서인 ‘금융소비자보호센터’를 수석부행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금융소비자보호센터에는 경력 10년 이상 직원을 포함, 모두 34명이 고객불편에 대한 모니터링과 개선 등을 맡고 있다.
농협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업무를 총괄하는 ‘소비자보호부’를 올초 신설하고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고객행복센터(기존의 콜센터)에도 소비자보호 사후관리 전담 상담사를 배치했다.
국민은행은 매월 21일을 ‘금융소비자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점장이 직접 고객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경영진에 보고하는 구조다.
은행권에서는 점차 소비자보호부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인사평가에 중요한 영업경력이 단절돼 소비자보호부서는 기피하는 곳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승진 루트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소비자보호 업무 담당 부장은 “이전에는 책임만 많은 보직으로 인식됐다면, 여론 및 정부의 정책 등에 힘입어 위상도 달라졌다”며 “특히 근무평가를 평균 이상으로 받은 직원들이 배치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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