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5%도 안 되는 상장사는 최대주주 확인이 어려워 기업 경영이 불안정한 만큼 부실 가능성이 크며, 주가 변동성 또한 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벽산건설의 주요주주들은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면서 반등 시점에 맞춰 지분을 잇달아 매각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14.43%(177만9383주)에 달하는 벽산건설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특히 벽산건설이 상한가를 기록한 지난 22일 172만주 가량 손절매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22~25일 벽산건설이 급등세를 보이자 지분 대부분을 처분해 11.13%에서 2.61%로 줄었다. 한국산업은행(12.02%→0.04%), 신한은행(8.54%→0.14%), 한국투자증권(5.44%→1.74%) 등도 이달 들어 벽산건설 지분을 대거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벽산건설 측은 “현재 5%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주명부폐쇄 또는 지분공시 등으로 최대주주가 확인될 때 최대주주 변경공시를 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주주가 사라져 보유지분 5% 미만의 소액주주만 벽산건설을 지키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공시제도팀 관계자는 “5% 미만의 상장사는 공시의무가 없어 최대주주 확인과 변경일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업 또한 주주명부상의 최대주주 변경 여부를 확인해봐야 하므로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대주주가 5%가 안 되거나 최대주주 변경이 잦은 기업은 경영상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며 “또 회사 측에서 최대주주를 모르는 새 최대주주를 통한 문제가 생기는 사례도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회사뿐 아니라 해당 기업도 모르는 사이에 최대주주가 바뀌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올 들어 최대주주를 변경한 상장사는 총 65개사(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로 이 가운데 6개사가 최대주주 변경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최대주주가 바뀐 10곳 중 1곳은 최대주주가 누군지도 몰랐던 셈이다.
지난 3월 삼영홀딩스는 주주명부를 폐쇄하면서 최대주주가 위드윈(지분율 27.2%)에서 에스엔텍(5.1%)으로 변경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이는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회사 측에 변경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변경 전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2대 주주가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바른손게임즈 또한 주주명부 폐쇄 후 최대주주 변경이 확인됐으며 SDN은 주주명부 열람을 통해 뒤늦게 최대주주 변경을 알아차렸다. 마이스코의 경우 담보 제공된 주식의 반대매매에 따른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주주 변경을 확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최대주주가 담보를 설정해 반대매매가 나오는 사례는 기업의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라며 “기업 실체가 불분명한 경우 소수 물량으로도 주가가 출렁일 수 있어 작전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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