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국내 업계는 기대 만큼 우려도 갖게 됐다. 태양광 시장이 안정화돼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과 동시에, 중국산 관세폭탄으로 인한 반사이익 기대가 무너졌고 오히려 중국산의 비유럽권 공세가 격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계는 무역 분쟁 해결에 따라 시황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우현 OCI 사장은 최근 “모든 폴리실리콘 업체가 적자이기 때문에 현 가격대가 유지되진 않을 것”이라며 “과거 수준은 아니더라도 향후 20달러 중반까지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OCI 관계자는 “유럽의 휴가철이 지나고 8월 말 이후가 돼야 가격 예측이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산에 대한 최대 47.6%의 관세부과는 백지화됐지만 (유럽수출시)물량제한과 고정 최소가격을 둬 국내를 포함한 경쟁국이 유리해진 것도 사실이다. OCI의 경우 폴리실리콘의 중국 수출이 많아 도리어 중국 바이어들의 관세부담이 해소된 것이 긍정적이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그동안 유럽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70~80%에 달했는데 물량제한으로 5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분명 중국엔 타격이고 경쟁국가엔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통상 하반기로 갈수록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설치량이 늘어나는 패턴을 보인다”며 “그간 무역분쟁에 따른 불똥을 피하기 위해 거래·설치가 위축됐던 부분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그러나 한편으로 유럽수출이 막힌 중국 업체들이 미국, 아시아 등 비유럽권 수출을 확대해 경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업체들이 신흥시장인 일본 등의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저가 공세를 펼치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수요가 경직돼 있는 가운데 이러한 중국의 저가공세는 시황 회복의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 7일 기준 태양전지 소재 폴리실리콘, 웨이퍼, 모듈 등의 가격은 전주에 비해 변동이 없었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기관인 PV인사이트는 “유럽의 수요가 감소세에 있고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저가판매를 통해 비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전반적인 밸류체인 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였다”며 “폴리실리콘의 경우 반덤핑 관세가 전망치보다 낮아 가격상승을 일으키기엔 부족했고, 몇몇 중국 공급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원하고 있지만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