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전날 저녁 홍콩 소더비 40주년을 기념해 홍콩에서 열린 경매에서 시초가 7000만 홍콩달러에서 출발한 ‘최후의 만찬’은 20여분간 호가 끝에 최종적으로 1억8000만 홍콩 달러(수수료 포함)에 익명의 한 전화 입찰자에게 낙찰됐다.
이는 당초 예상가인 8000만 홍콩달러의 두 배를 훨씬 뛰어넘는 고액으로 아시아 현대미술 사상 최고 낙찰가다. 종전 아시아 현대미술 작품의 최고 낙찰가격은 지난 2008년 소더비 경매에서 일본 무라카미 다카시의 조각작품으로 당시 1500만 달러에 낙찰됐었다.
쩡판즈의 2001년작인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작품을 재현한 작품이다. 폭 4m, 높이 2.2m인 이 작품은 쩡판즈의 ‘가면시리즈’ 중 크기가 가장 크다.
쩡판즈는 작품에서 ‘최후의 만찬’의 배경을 신성한 종교적 분위기가 아닌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필체의 중국 서예 작품이 걸린 중국 교실에 옮겨놓았다. 예수와 11명의 제자를 붉은 삼각건을 맨 청년 학생으로 대체함으로써 공산주의를 표현하고 예수를 배반한 유다를 대신한 학생이 홀로 '돈'을 상징하는 황색 서양식 넥타이를 매고 있음으로써 서방 자본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상진된다. 이를 통해 1990년대 중국 경제개혁시기 변화하는 중국 사회상을 그려냄으로써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쩡판즈는 중국 현대미술의 3세대 작가로 중국 아방가르드 미술을 대표한다. 특히 90년대 중국에 자본주의가 밀려 들어오는 과정에서 허영과 기만, 고독 속에서 점차 표정을 잃어버리고 인공웃음을 짓는 현대 중국인들의 자화상을 예술작품에 담아낸 ‘가면 시리즈’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가 그를 ‘중국의 떠오르는 스타’로 소개하며 서구 미술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는 쩡판즈 외에도 지난 4월 향년 93세로 별세한 중국 출신의 프랑스 추상화가인 자오우지(趙無極)의 1982년작 ‘15.01.82(삼연작)’이 5800만 홍콩달러에 경매를 시작해 총 8524만 홍콩달러에 낙찰되며 자오우지 개인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이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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