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삼성이 내년 한국경제를 위협할 요인으로 미국 양적완화 축소·신흥국 성장 둔화·성장 모멘텀 약화·주택경기 부진·신용경색 리스크 고조 등을 꼽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성장 모멘텀 확보와 위기 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삼성은 16일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내년 한국경제 전망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향후 경영전략 수립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SERI) 소장(사장)은 내년에도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소장은 “최근 국내외 실물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기반은 아직 취약한 상태”라며 “한국도 정부의 추경 및 예상 조기집행 등 경기부양에 힘입어 성장세가 개선됐지만 민간부문의 회복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소장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신흥국 성장 둔화·성장 모멘텀 약화·주택경기 부진·신용경색 리스크 고조 등 5대 경제현안을 제시하고 이를 반영한 경영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소장은 “내년부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하면 금리 상승,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으로 금융불안이 증가하고 세계 경제 회복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약한 펀더멘털에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신흥국 성장도 둔화될 수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의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 소장은 “한국도 올해 경제안정화를 위한 지출 확대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내년에는 복지지출 등 구조적 지출이 증가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칠 여력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민간부문 회복세가 취약함을 고려할 때 성장 모멘텀 약화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주택경기 부진도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 꼽혔다. 정 소장은 “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구매력 약화와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효과 발생 지연 등이 주택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택경기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정 소장은 “자금사정과 수익성 악화로 기업부실이 확대될 경우 비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발행비용이 높아지고 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 및 대출 축소도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부실 확대로 신용경색이 발생할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사장단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한 지 5년이 지나도록 성장세 복원에 실패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 현재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경제살리기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저성장이라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 체질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참고 견디는 수동적 대응만으로 현재의 저성장을 극복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며 “성장 모멘텀 확보와 위기 대비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돌파하기 위한 기업의 실행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