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신제윤-최수현, 취임 첫해부터 사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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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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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제윤, 국감에서 혼쭐…금소원, 신 위원장·최 원장 형사고발

신제윤 금융위원장(왼쪽)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금융당국의 두 수장이 취임한지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사퇴 압박을 받는 등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관치금융 논란에 이어 최근 동양그룹 사태까지 터지면서 신 위원장과 최 원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다.

얼마전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퇴하는 등 박근혜정부의 인사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두 수장마저 자신들의 자리를 걸고 일련의 사태들을 해결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다만, 동양사태는 수년 간에 쌓였던 문제들이 현 시점에서 터진 것인만큼, 신 위원장과 최 원장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견해도 있다.

17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사태를 계기로 신 위원장과 최 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정감사에서도 동양사태와 관련, 신 위원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책임은 단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 자진사퇴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책이 계속되자 신 위원장은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신 위원장이 국민들을 향해 사죄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고, 이에 신 위원장은 "그동안 누적됐던 동양 문제들이 결국 폭발했고, 금융당국 책임자로서 피해자 구제대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죄했다.

신 위원장이 사퇴 압박을 받을 정도로 강한 질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장호 전 BS금융그룹 회장이 금융당국의 압력으로 자진사퇴 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관치 의혹이 제기되자, 정치권에선 "신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동양사태로 최 원장은 신 위원장보다 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최 원장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의 직무유기가 동양사태를 초래했고 부실감독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18일 열릴 정무위 국감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최 원장에게 사퇴 압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사태 피해자들도 최 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지난 9일에 이어 19일에도 동양사태 피해자들을 비롯한 개인투자자들이 금감원의 부실감독을 비판하는 집회를 금감원 여의도 본원 앞에서 가질 예정이다. 금융소비자원은 동양사태의 책임을 물어 신 위원장과 최 원장을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조남희 금소원 대표는 "동양사태와 관련 금융정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신 위원장과 관리, 감독을 못한 최 원장에 대해 직무 유기와 태만으로 고발할 계획"이라며 "금융당국이 반성은 커녕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해 강경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 위원장과 최 원장이 동양사태를 수습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가혹하다는 견해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동양사태는 수년 간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다 공교롭게 현 시점에서 불거진 것이므로, 금융위와 금감원의 전 수장들의 잘못도 큰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양 사태는 개인의 책임 여부를 떠나,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문제로 볼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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