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지난 197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그해 8월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기까지 약 6개월 간 생활했었다.
22살 여대생으로 교수가 되겠다는 청운의 꿈을 안고 밟았던 프랑스에 40여년 만에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파리의 대표적 관광지인 샹젤리제 인근 피에르 가르댕 문화공간에서 프랑스 현지의 한류 팬클럽 '봉주르 코레'가 주최한 '한국 드라마 파티'에 참석했다.
프랑스어로 인사를 한 박 대통령은 "내가 프랑스어로 인사하니 여러분은 한국어로 화답을 해줬고 나는 양장을 입고 왔는데 여러분은 한복을 입고 나왔다"며 "이런 게 한국과 프랑스 간의 문화 교류를 상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봉주르 코레' 임원단 6명과의 간담회에 이어 2013년 프랑스 K-팝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보라 시베라의 '해를 품은 달' 주제가 열창과 댄스부문 준우승팀 슈프림 크루의 공연을 객석에서 지켜봤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어로 "드라마 파티를 사랑하는 여러분과 함께 이 자리를 함께해 기쁘다"고 말해 박수와 환호를 받은 뒤 "유럽에서 최근 K-팝이 많은 사랑을 받고 팬들이 늘어난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오늘 이렇게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프랑스 문화는 매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저도 어릴 때 샹송 이런 걸 많이 따라 불렀고 프랑스 영화를 즐기고 있다"며 "문화 사이가 가까워진 시대인 만큼 프랑스, 한국 두 나라도 문화를 매개로 해서 더욱 가까워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연을 어떻게 봤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무척 놀랐다. 프랑스 젊은이들이 한국 노래와 춤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나. 한국 가수들과 비교해서 누가 더 잘하나 싶을 정도로…"라며 "한국 드라마와 K-팝이 더 노력해서 여러분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감상평을 말했다.
박 대통령은 좋아하는 드라마가 있느냐는 프랑스 관객의 질문에는 "재미있게 본 드라마 중 하나가 '대장금'이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한국도 오랜 세월 풍요로운 음식 문화를 가꿔 왔다"며 "그 드라마가 그걸 아주 잘 표현하고 있어서 세계 아주 많은 분들이 그 드라마를 즐겨봤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여러분들이 한국 드라마를 특히 즐기시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묻자, 한 관객은 "한국 드라마는 순수한 사랑과 진지한 사랑을 다룬 게 많아서 좋아한다"고 답했고 다른 관객은 "어른에 대한 존경심, 예절, 남녀평등 등 여러 가치를 다 담고 있다. 프랑스는 이런 가치들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께서 한류를 비롯해 우리 문화융성을 위해 국내외에서 많은 노력을 하셨는데 한류 팬들이 기획하고 한국 문화를 즐기는 해외 현장을 직접 방문해 격려하고 같이 즐기는 시간도 가짐으로써 문화융성에 좋은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한류 붐이 크게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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