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세수 감소와 국가복지사업 확대로 지방비 부담이 느는 점을 감안해 세출구조조정과 지방채 차환, 시유지 매각 등으로 1조원 규모의 비상재원을 마련, 작년보다 확대된 에산안을 편성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예산안'을 확정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총 예산 24조5042억원 가운데 일반·특별회계 간 전출입으로 이중 계산된 2조9363억원을 제외한 실질(순계) 예산규모는 21조5678억원이다.
여기서 법정의무경비와 자치구 지원, 교육청 지원 등 나가는 비용을 제외하면 서울시가 실제 집행하는 예산은 14조7122억원으로 올해 14조2874억원에서 4247억원(3.0%) 증가했다.
서울시는 시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3.9% 대비 훨씬 낮은 3%대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내년 시세와 세외수입이 13조5244억원으로 올해보다 176억원(0.1%) 감소할 것으로 추계했다.
더욱이 자치구와 교육청 등에 줘야 할 법정이전경비는 늘어 가용세수가 올해대비 1283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재정지출은 정부 복지 확대로 인한 지방비 부담이 4041억원 늘어나는 등 법정·의무 경비는 9341억원 늘어나 부족재원 규모가 1조624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는 부족한 재원을 메우고자 강남구 삼성동의 서울의료원 이적부지를 팔아 3000억원을 확보하고 세출구조조정으로 3460억원, 만기도래 지방채 차환으로 3000억원을 각각 마련해 1조원 규모의 비상재원을 마련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살림살이의 방향을 △시민의 삶을 돌보는 민생예산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맞춤예산 △서울시 경쟁력을 키우는 활력예산 △시민이 주인되는 참여예산 △작지만 큰 예산 등으로 짰다.
이에 따라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도 내년도 살림에서 복지·일자리 사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복지 확충에 6조9077억원, 일자리 사업으로 1403억원 등 총 7조480억원을 투입한다. 복지사업은 올해 6조133억원에서 8944억원 늘어, 전체 예산의 32.0%에 달했다.
복지예산은 저소득층 기초생활보장에 1조5140억원, 기초노령연금과 저소득노인 급식제공·노인일자리 등에 1조 92억원, 무상보육에 4059억원을 비롯한 보육서비스 지원 확대에 1조3014억원,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에 8242억원이 각각 사용된다.
복지예산 다음으로는 도로·교통 등 사회간접자본(SOC)분야가 1조7626억원으로 8.2%를 차지했다. 박 시장이 공약한 경천절 사업과 도시철도 9호선 2·3단계 사업에 3031억원, 지하철 환경개선에 1798억원을, 버스 및 택시 등 교통서비스에 7807억원 등을 투입한다.
공원·환경 분야에는 1699억원 감소한 1조6439억원(순계 예산 비중 7.6%), 도시안전에는 137억원 줄어든 8757억원(4.1%)이 투입된다.
내년 서울시민의 1인당 예산액은 166만원으로 금년 153만원에서 13만원 늘었다. 다만 1인당 시세 부담액은 올해 보다 2만원 준 121만7000원이다. 1인당 채무는 28만9000원에서 29만5000원으로 소폭 증가한다.
박 시장은 "세수는 줄고, 쓸데는 많아 사업부서장은 물론 시장인 제가 하고 싶은 사업도 삭감당할 만큼 힘들었던 과정을 거쳐 예산을 편성했다"며 "정부도 지방재정 실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해 지방재정확충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