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시장에서 경쟁의 무게중심이 디자인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이에 애경산업은 지난 2007년 디자인부서를 '디자인센터'로 독립해 홍대 근처의 별도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디자인 경영을 통해 감성마케팅·소비자 편의성·창의성 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소신 있는 디자인 철학은 숙성시간을 거쳐 최근 본격적인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 애경이 파격적인 디자인을 도입해 선보인 마릴린먼로, 반고흐 등 생활용품세트는 하락세를 보이던 시장 분위기를 단번에 역전시키며 재기에 성공했다.
헤어케어 브랜드 '케라시스'도 디자인 혁신으로 시장에 연착륙했다. 케라시스 퍼퓸샴푸는 국내 최초의 '향기' 콘셉트 샴푸다. 이 제품을 기점으로 '모발케어'와 '탈모관리'로 양분됐던 샴푸시장에 '퍼퓸'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겨났다. 실제 이 제품은 출시되자 한달 만에 5만개가 완판되며 인기몰이를 했다,
애경 측은 이러한 성공의 배경으로 디자인 경영을 꼽았다. 이 제품 디자인은 호주 출신 일러스트 작가 '옐레나 제임스'와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각 용기마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이미지를 도입, 각종 디자인 공모전에서 우수 디자인으로 선정됐다.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협업해 만든 프리미엄 주방세제 '순샘 버블' 역시 5개 이상의 세계 디자인어워즈를 석권했다. 이외에도 리큐·스파크드럼·루나 등 다양한 애경 브랜드들이 국내외 유명 디자인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지난 2009년에는 대한민국 디자인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애경 디자인센터는 제품을 설계하고 금형을 만드는 엔지니어들이 모인 PD팀과 디자인을 구상하고 형태를 만드는 CD팀으로 나뉜다.
디자이너는 초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시각적 세련미·기능적 완성도·소비자의 숨어있는 니즈를 반영해 디자인 하기 위해 노력한다.
농축 겔 타입 세제 '리큐'가 대표적인 예다. 이 제품은 기존 액체세제 사용시 불폈했던 점을 보완해 부피가 작아 잡기 쉽고, 쏟아지지 않아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한 용기를 제안했고, 이를 통해 액체세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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