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영향 미미… "경기민감주 담아라"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엔화 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수출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보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인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이에 엔화 약세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경기민감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02.27 엔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28일 102.35 엔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원ㆍ엔 환율도 엔당 9.66원으로 10원에 근접했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엔화 약세는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ㆍ달러 환율이 102 엔대로 올라서면서 다시 엔화 약세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양적완화를 확대할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일본 기업과의 수출 경쟁 업종인 자동차ㆍ기계ㆍ디스플레이 등은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ㆍ엔 환율이 10원 이하로 떨어지면 한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가 과거처럼 한국 경제에 치명적으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아졌고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인한 수출 증가가 더욱 크기 때문이다. 

실제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기업들의 수출 증가율은 미미한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지난 10월까지 엔화 가치는 22% 정도 떨어졌지만 일본의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줄었다. 국가별로도 뉴질랜드를 제외한 모든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산업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높다는 자동차산업의 시장점유율도 미국과 중국 등 세계 3대시장에서 0.18%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엔저가 일본 수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셈이다.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일본 기업과의 수출 경합도도 낮은 편이다. 삼성전자 등 주요 IT 업체는 일본에 위협적인 경쟁 상대가 없고 화학, 정유, 운송 등은 엔화 환율 변동으로 인한 영향이 매우 적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현상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엔화 약세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한국 수출의 점진적 회복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업황 개선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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