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9, 벤처 르네상스-4> 벤처캐피탈 침체…한국형 악셀 육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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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2-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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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창조경제를 정책기조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벤처기업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투자규모는 10년 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초기 지원으로 페이스북이 세계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성장하는 데 일조한 악셀 파트너스와 같은 한국형 벤처캐피탈 모델 구축이 시급하다.

4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3년 10월 기준 국내 창업투자사 및 창업투자조합의 투자 잔액은 2조4568억원으로 2003년 2조7371억원에 비해 2803억원(10%) 감소했다.

이 기간 창투조합의 투자 잔액은 1조6188억원에서 2조31억원으로 3843억원(24%) 늘었다.

반면 창투사는 1조1183억원이었던 투자 잔액이 4537억원으로 6646억원(59%) 줄었다.

특히 창투사의 10월 기준 신규 투자액은 244억원으로 2003년 1324억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국내 창투사 수는 해당 기간 117개에서 102개로 15개(13%), 납입자본금은 1조8651억원에서 1조4107억원으로 4544억원(24%) 감소했다.

지난 4월 이광옥 당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벤처투자 시장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초 벤처 버블이 붕괴된 이후 벤처캐피탈 설립은 정체돼 왔다"며 "벤처투자 시장의 침체는 아이디어와 기술의 사업화 및 매매 거래를 위한 인프라 미비, 벤처캐피탈과 벤처기업의 도덕적 해이, 사업 실패 이후 재기하기 어려운 환경, 투자금 회수 어려움에 따른 벤처투자자 저변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벤처캐피탈의 주된 투자금 회수 통로인 벤처기업의 상장규모는 지난 2001년 이후 해마다 줄고 있다.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기업공개(IPO) 벤처기업 수는 2001년 73개, 2005년 49개, 2010년 26개로 점점 줄다 올 9월 8개까지 급감했다.

IPO 외에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함으로써 투자금 회수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의 투자는 업력별 비중이 비교적 고른 미국과 달리 후기단계에 편중된 점도 투자금 회수 위험과 무관치 않다.

2013년 1~3분기(1~9월) 기준 국내 벤처캐피탈의 업력 단계별 투자 비중은 후기(7년 초과)가 48.8%로 가장 높았으며 중기(3~7년)와 초기(3년 이내)는 각각 25.9%, 25.3%에 머물렀다.

반면 미국은 초기(창업) 35.1%, 중기(확장) 32.8%, 후기(안정) 32.1% 순으로 단계별 비중의 최대 격차가 3%포인트에 불과하다.

미국의 벤처캐피탈은 창업 초기부터 상장·회수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만, 한국의 벤처캐피탈은 이미 안정단계에 들어선 기업에만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 2004년 마크 저커버그가 창업한 페이스북의 성공에 벤처캐피탈인 악셀 파트너스의 초기 투자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관행에 개선이 필요하다.

악셀 파트너스는 2005년 페이스북에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수백 배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초기 자금줄이었던 악셀 파트너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페이스북은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적기 투자와 원활한 투자금 회수로 벤처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한국형 벤처캐피탈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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