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입주 기관장과 공무원, 관련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단계 입주식을 열었다.
2단계 청사에는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 등 16개 기관 4888명이 근무한다. 이번 이전으로 정부세종청사에는 총리실과 31개 기관 1만여명의 공무원이 입주해 사실상 행정 중심축이 과천과 서울 등 수도권 시대를 마감하고 세종시 시대를 알렸다.
정 총리는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 처음엔 어렵겠지만 새 시대를 열어간다는 사명감으로 업무에 온 힘을 다해달라"며 "정부는 세종청사 2단계 준공을 계기로 모든 지방이 고르게 성장하는 균형과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는 지난 1년간 지역균형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세종시 인구는 지난해 7월 말 10만3127명에서 세종청사 1단계 공무원 이주가 시작된 올해 1월부터 꾸준히 증가해 11월 현재 전년 대비 1만8660명(18.1%)이 늘었다.
세종청사와 가장 가까운 한솔동의 경우 8351명에서 2만2172명으로 2.7배나 증가했고, 조치원읍도 4만3760명에서 4만7587명으로 3827명(8.7%) 늘었다.
세종시는 이달 말까지 3000여가구 아파트가 완공되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6개 중앙행정기관과 12개 소속기관이 이전하면 1만여명이 새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안전행정부는 1단계 이전 시 제기됐던 불편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부족한 점으로 지적돼온 주차장, 어린이집, 구내식당 등 각종 편익시설을 2단계 청사에 대폭 확충했다.
주차장은 당초 1085대에서 2578대, 어린이집은 2곳(400명)에서 3곳(600명), 구내식당은 3곳(1426석)에서 4곳(1640석), 화장실은 209곳에서 251곳으로 각각 늘렸고 개폐창호 비율도 14.5%에서 20%로 확대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1단계 이전 시 직원들이 불편을 호소했던 새집증후군 해소를 위해 일찍부터 관심을 기울였다"며 "현재는 공기질이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종청사 2단계 6개 부처는 이날 개청식에도 불구하고 장관들의 서울 일정으로 인해 업무 비효율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세종청사 현판식과 입주식이 끝나자마자 오후 2시 서울에서 열리는 자유학기제 성과보고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행을 재촉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올해 세종청사 업무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4일부터 열리는 국무회의와 사회보장위원회 일정이 모두 서울청사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성탄절 연휴 다음날인 26일에도 국가정책조정회의가 서울청사에서 열린다.
고용부는 당초 23일 예정이었던 세종청사 개청식을 국회일정으로 연기했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이 서울에서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상임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나 홀로 개청식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단계 입주부처 한 공무원은 "장관 주요일정에는 관련 부서 실·국장 등이 대거 동행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핵심 공무원 없이 업무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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