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모방한 행사를 진행하더니, 이제는 영국의 박싱데이를 본뜬 행사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유통업체들이 특별한 마케팅 전략 없이 이름값에만 편승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유통업체들이 블랙프라이데이·박싱데이에서 이름을 빌린 행사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11월 마지막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진행되는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 시즌이다.
최근 대부분의 국내 백화점·오픈마켓·소셜커머스 등은 수퍼 블랙데이·블랙 프라이스·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관련 행사를 실시했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롯데백화점이 진행한 패밀리세일의 경우 당초 목표를 3배 이상 웃도는 매출을 올렸고, 11번가가 진행한 행사에도 트래픽이 평소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이같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성공하자 유통업체들은 영국의 박싱데이를 모방한 행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26일을 가리키는 말로, 봉건시대 영주들이 크리스마스 다음 날 상자에 옷·곡물·연장 등을 농노들에게 선물하고 휴가를 준 데서 유래됐다.
실제로 오픈마켓을 비롯해 백화점·대형마트 등 모든 유통업체들이 연말까지 박싱데이·박싱위크 등 다양한 이름으로 이같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평소에 진행하던 일반 행사인데도 이름만 빌려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 배상수씨는 "최근 블랙플라이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행사들에서 평소에 하던 할인행사와 비교해 크게 다른 점을 찾지 못하겠다"며 "외국 문화를 따라한 이벤트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비슷한 행사가 계속되면 결국 소비자들이 나중에는 외면하게 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짜내기보다 해외 유명 쇼핑 문화의 인기에 무임승차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이야 실적을 올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이 비슷한 행사에 피로감을 느끼게 돼 효과가 줄어들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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