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 앞에서 열린 총파업 총력 결의대회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조금 전 민주노총에 당당하게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도 같은 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이 민주노총 건물에 재진입해 경찰의 침탈이 예상된다"며 "민주노총으로 달려와 달라”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정치권, 종교계까지 나서 철도파업 지지를 위한 5000만 국민의 공감대를 모으고 있다”며 “코레일의 합법적인 파업을 방해하는 대체인력 모집을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7일 오전 9시 30분 입장 발표를 하며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파업을 지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민주노총에 재등장 했다는 소식에 경찰은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재개하면 파업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22일 1995년 설립 이후 18년간 ‘공권력의 행사’에서 자유로웠던 민주노총 본부에 진입, ‘노동자의 성지’와 같은 곳에 강제 진입을 둘러싸고 거센 반발에 직면해 오히려 파업의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당시 한 명도 검거하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어, 김 위원장이 이곳을 떠났다가 재진입한 것이 맞다면 경찰의 경비·검문 능력에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민주노총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면 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경찰의 정보 역량에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경찰이 다시 민주노총 사무실에 체포조를 투입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 건물의 주인은 경향신문이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 대해 지면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강력히 반발했다.
김 위원장의 재등장 소식에 이날 민주노총 건물 외부에는 철도노조를 지원하는 각계 인사와 단체 등이 대거 몰려드는 등 진입 작전을 펼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경찰은 우선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김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에 대한 신병 확보 방안을 강구 중이다.
코레일과 철도노조 간 협상이 재개됐지만,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김 위원장까지 등장해 철도파업의 매듭이 쉽게 풀릴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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