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국내 은행들의 인도 금융시장 진출이 탄력을 받게될 전망이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금융외교' 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도 만모한 싱 총리는 박 대통령의 인도 순방을 계기로 국내 은행들의 인도 내 지점 설립 및 이전 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인도 지점 신설을 추진 중인 국내 은행들의 계획도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들이 인도에 지점을 내려는 이유는 현지 금융지원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도 수도 뉴델리에는 166개사, 첸나이 165개사, 뭄바이 81개사, 방갈로르 24개사 등 인도 전역에 총 443 개 한국기업이 진출해 활동 중이다.
먼저 신한은행의 경우 인도의 공업도시 푸네에 4번째 지점을 열 계획이다. 지난 2012년 6월에 인도 정부에 푸네 신규개점 설치를 신청했었지만, 외국계은행에 대한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 탓에 ‘대기’ 상태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국빈방문을 계기로 현지 중앙은행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상반기중 4번째 지점을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통령의 순방은 국내 은행권의 해외 지점 개설에 단비같은 역할을 한다. 앞서 지난해 10월 박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협조를 요청하는 등 지원에 나선 이후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 사우다라은행 인수를 승인받았다. 이어 기업은행 역시 한동안 정체됐던 베트남 하노이 지점 개설을 승인받은 바 있다.
신한은행은 푸네지점 개설에 성공하면 앞서 문을 연 뉴델리, 뭄마이, 첸나이까지 총 4개의 지점을 보유하게 된다. 신한은행은 현지화 사업역량을 키우고, 서비스 차별화를 추진해 인도 내에서 10대 외국계은행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 뉴델리사무소의 지점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2년 11월 사무소를 개소한 뒤 지난해 4월 인도 중앙은행에 지점전환을 신청한 바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인도 최대 은행 SBI와 현지 진출 기업 지원을 위해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SBI는 국내외 1만5000여개의 점포망과 22만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총 자산은 406조원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2012년 6월 뭄바이사무소를 개설한데 이어 지점 전환을 위해 추진 중이다. 외환은행 역시 2008년 뉴델리 사무소를 개설한 데 이어 첸나이 지점 신설을 위해 인가 신청서를 냈다.
우리은행은 첸나이 지점에서 영업중이다. 2012년 4월 문을 연 뒤 첫해에는 총 자산 5000만 달러, 영업수익 250만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이후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전망치) 총자산은 1억 달러, 영업수익 400만 달러로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편, 인도가 2012년부터 5년간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기로 한만큼 한국 기업의 수주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의 인도 순방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인도 금융기관인 IIFCL과 인프라 사업 협력 지원에 대한 MOU를 맺었다.
수은은 또 이날 인도국립은행(SBI)과 2억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 계약도 체결했다. 전대금융은 수은이 외국 현지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면 현지 은행이 한국 물품을 수입하도록 현지 기업에 이 자금을 대출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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