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타임캡슐'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 조선왕실 건축도면' 발간

창덕궁 창경궁 수도철관 배관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가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 조선왕실 건축도면'을 발간했다.

문화재청 소장 조선왕실 관련 건축도면 42건 60매를 정리한 조사연구보고서다.

 수록한 도면 중 조선시대 제작품은 궁궐 6건과 궁가(宮家)·궁묘(宮廟) 9건이며, 일제강점기인 1764~1925년에 제작한 것은 왕실건축 27건이다.

 제작 형태는 조선시대 전통방식으로 건축물 구조를 칸으로 표시하는 간가(間架), 회화(繪畵)식 도형과 근대 작도(作圖)방식 도면이 있다.

 나아가 이들 도면은 제작 목적으로 보면 당시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증축·개축을 위한 현황 파악, 설계·신축을 위한 계획도 등으로 나뉜다.

예컨대 '경복 대궐도형'은 간가도 형식이면서 도형 제작 당시의 경복궁 담장 안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했다. 이 도면은 현재로서는 경복궁을 표현한 여러 그림과 도형 중에서 간가도 형식으로 임진왜란 이래 고종대 중건 이전까지 경복궁의 당시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유일한 도면으로 파악된다고 연구소는평가했다.

'경복궁교태젼도형'과 '경복궁통화당도형(通和堂圖形)', '창경궁통화전도형(通和殿圖形)'은 고궁박물관 소장 '창덕궁도형'을 제외하고는 궁궐의 개별 건물 도형으로서 유일하다. 이 중 '(창경궁)통화전도형'은 창경궁 통화전에서 명정전(明政殿)의북월랑까지의 범위를 그린 간가도로서 동궐도(1824~1827)와 동궐도형(1873~1907) 사이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경복궁 대궐도형


궁가 혹은 궁묘 관련 도면으로는 지금까지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이씨에게 제향하는 궁묘(宮廟)인 선희궁도형(宣喜宮圖形)으로 잘못 알려진 세심궁도형(洗心宮圖形)과 정조 즉위 이전 사도세자 궁묘의 건립과 변화과정을 알려주는 '경모궁구묘도', 지금의 운현궁 이전 모습을 보여주는 '운현궁구도'와 '운현궁구도형'이 있다.

 연구소는 이들 도면이 "근대화 과정과 일제강점기에 궁궐 형태가 어떻게 바뀌어갔는지, 전통방식의 건축철학이 근대화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되어 갔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역사의 타임캡슐(Time Capsule)"이라고 평가했다.

이 도면들은 왕조시대에는 그 실체가 널리 알려질 수 없었던 것들이었다. 특히 궁궐의 건물 배치 상황은 외부에 노출될 수 없는 기밀 자료들로서 왕조시대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일반에 공개될 수 있었다.

 왕실 관련 도면자료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도 다수 소장됐다. 따라서 이들 분산 자료들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이번에 발간된 도면집에는 비록 수량은 적으나 기존 조사연구의 공백과 한계를 메워주고,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밝혀주는 중요한 도면들이 수록되어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금까지 대부분 미공개 상태에 놓여 있었던 이 도면들에 대한 현황을 소개하고 가치를 밝히는 작업은 우리 역사의 퍼즐을 맞추는 시도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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