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금융권 '파격 인사'는 계속된다?

  • 낙하산 인사와 파격 인사 '딜레마'

홍기택 산업은행장(왼쪽부터), 권선주 기업은행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금융공기업 수장을 선입하는 과정에서 현 정부의 일부 파격적인 인사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최근 신임 수출입은행장으로 관료가 아닌 민간 금융사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상 밖의 선임이란 평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여전히 낙하산 인사란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떼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측근 인사들이 일부 공기업 기관장 및 감사 등으로 선임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낙하산 인사와 파격 인사 사이에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파격 인사…수은 행장도 민간 출신?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장에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의 파격적인 인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는 남기섭 전무가 행장 대행 업무를 맡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인 만큼 관료 출신이 행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 출신 인사를 행장으로 내정한 것 자체만으로도 금융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전 행장은 서울 삼선고,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대한투자신탁 사장, 우리금융지주 부회장, 우리은행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을 지냈다.

2012년 사모펀드인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를 설립해 대표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서강대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공모 때 후보로 나섰지만 탈락한 바 있다.

만약 이 전 행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확정되면 산업은행, 기업은행을 포함한 3대 국책은행의 수장이 모두 관료가 아닌 민간 출신이 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학자 출신인 홍기택 산업은행장이 선임됐을 당시에도 금융권에서 "예상 밖이다"란 반응이 나왔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업은행장으로 최초의 여성 행장인 권선주 행장이 낙점되면서 정부의 파격적인 인사가 더욱 화제가 됐었다. 오히려 KB금융그룹과 농협금융그룹의 경우 관료 출신인 임영록 회장과 임종룡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낙하산 인사와 파격 인사…정부의 딜레마

이처럼 현 정부가 파격적인 인사를 실시하는 면도 있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일부 금융공기업 기관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들끓었고,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이른바 박대해 기술보증기금 감사와 정송학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감사 선임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었다. 이들은 금융권 경험이 부족한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취임한 진웅섭 정책금융공사 신임 사장에 대해서도 정책금융 업무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비판적인 평가도 나왔었다. 진 사장은 행정고시 28회 출신으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대변인과 자본시장국장,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등을 지냈다.

이 전 행장의 수출입은행장 내정과 관련해서도 정부가 낙하산 인사 논란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금융공기업 수장을 선임하는데 예상치 못했던 인사가 특히 많은 것 같다"며 "정부도 관치금융이나 낙하산 인사 논란을 상당히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얼마 전 기획재정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낙하산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상반기 중 공공기관 임원자격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관련 업무경력이 없으면 출사표를 낼 수 없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대책을 발표한 당일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으로 업무 경력이 부족한 이상권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되면서 또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에 불을 지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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