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 "왜 국가행사에서 애국가를 생략하는겁니까"

  • 광화문 문화포럼서 '소통과 예술-음악으로,음악처럼' 주제 강연중 밝혀

10일 서울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광화문 문화포럼이 열렸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시대다. 국회행사를 가도 애국가는 생략하겠다고 한다. 애국가는 하나의 나라에 사는 같은 민족이라는 것을 노래 하나로 약속한 것인데 왜 우리는 국가가 하는 행사에서도 마지못해 불러야 합니까?"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사진)은 1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화문문화포럼(회장 이종덕) 아침공론마당 조찬강연에서 "해외에 가면 교포들이 모여 계를 하면서도 애국가를 부른다"며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사회현상에 대해 서운하다"고 지적했다.

 '소통과 예술-음악으로, 음악처럼'을 주제로 시작된 강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 '드레스덴 선언'까지 접근했다.
 
  고 사장은 "박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은 동질성 회복"이라며 "동질성 회복은 바로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통일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문화에 대한 접근이 반드시 전제돼야 합니다. 하나라는 동질감을 회복하지 못하면 통일은 영구적이지 못하고 사상 누각이 될 수 있어요."

 그는 '소통의 통로'로 문화예술, 특히 '음악의 힘'을 강조했다. 거창한 이론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설명했다.

 80년대 미국 뉴욕에서 우리말로 라디오방송을 진행하다 10년만에 귀국했다. 어머니 때문이었다. 치매에 걸려 아무리 재롱을 피워도 알아보지 못했다.  3일째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하는 날이 됐다. 어릴적부터 '노래를 잘한다'소리를 들었던 그는 "어머니가 좋아하던 노래를 부르면 생각이 돌아올까?" 하는 바람에 어머니와 즐겨부르던 노래, 제주 민요를 불렀다.

 "이앙호~ 이앙호~첫 소절을 부르자 어머니가 그 다음 소절인 '서귀포 해녀들~'이라며 노래를 따라부르는겁니다. 100 마디 말도 못알아듣더니 노래 한 소절로 통하게 된거죠."

  '노래의 힘'은 또 있다. 소프라노 이귀도 선생이 1985년 평양에서 공연할때다. 북한당국은 시민들에게 "가만히 앉아 박수만 쳐라"며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웬걸, 이 선생이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자 시민들이 모두 일어나 함성을 질렀다. "50년 동안 갇힌 마음이 노래 한소절로 열리는 순간을 맞이했던 거지요"

  고 사장은 "노래가 좋은 건 자기 소리를 자기가 듣는 다는 것이다. 소통할땐 자기 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제대로 말하는지를 자신이 듣고 옆 사람말을 듣는 훈련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노래를 배우면 소통이 시작된다"며 "회사의 노사문제도 합창단을 만들고 연극을 같이하면 풀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예술에서는 사장도 사원도 없고 자기가 맡은 파트만 하면 된다"며 "분배를 걱정할 일도 임금인상을 얘기할 필요도 없다. 한 목소리로 노래하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작은 극단을 만들어 사장이 수위 역할을 하고 수위가 사장 역할을 하면서 밤새워 연습하면 몇 억을 들여 하지 못하는 소통이 그 작은 무대위에서 가능하다"고 권했다.

 리더,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합창, 노래'에 빗대어 설명했다.

 고 사장은 "서로 다른 사람이 다른 소리를 내는 것을 어떻게 하모니를 만들어 나가냐, 그게 사장이 할 일"이라며 "지도자는 내 목소리로 내 깃발대로 따라 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의 소리를 듣고 다른 소리를 역어 화음을 만들어내 리드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은, 음악은 언어가 끝나는 곳, 거기 있는 언어다. 음악은 언어를 초월한다" 며 '소통과 음악'에 대해 강조한 고 사장은 강의가 끝나고 질문대신 울림통 큰 노래로 화답해, 참석자들에게 '새 아침의 감동'을 선사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30분 바이올리니스트 허의정씨의 연주로 포럼을 시작한 '광화문 문화포럼'은 매주 둘째주 목요일에 열린다.
  
◆광화문 문화포럼=  재단법인 세종문화회관의 초대 사장인 이종덕 현 회장(사진)이 발의해 2000년 1월12일 첫 모임을 열었다. 문화의 중심지였던 광화문의 역사성을 계승해 문화발전을 위한 담론과 지혜를 모으기 위한 문화모임이다.
 현재 배우 박정자, 신성일, 전명화백 , 무용가 김매자, 박인건 KBS교향악단 사장, 이진배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회장, 함영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전무, 글로리아 오페라단 양수화단장등 140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다. 

 제1대 회장은 이세중 변호사(77), 2대 회장은 극작가 차범석(1924~2006), 3대는 언론인 출신인 세종대 남시욱(74) 석좌교수, 4대 회장은 김영수(70) 전 문화체육부장관, 5대 회장은 삼성출판박물관 김종규(73) 관장이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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