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지금 연금가입 놓치면 후회해요

  • 김진웅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김진웅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연말정산은 복잡하고 어렵다. 물론 그렇더라도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갈수록 공제요건이 까다로워져 기대할 수 있는 연말정산 '보너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 비해 연말정산이 반갑지 않은 사람도 많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연말정산을 통해 변함없이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이 있다. 바로 연금 관련 항목이다. 공제대상은 대부분 비용, 즉 소비가 발생하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연금은 소비가 아닌 저축을 하고도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이다.

연금저축은 금융상품 자체 수익률이 0%라고 해도 절세되는 돈만큼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개인연금 같은 사적연금에 가입한 비율은 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부분은 빠듯한 생활에 쫓겨 연금을 챙길 여력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연금에 엄청나게 많은 금액을 저축하는 것은 아니다. 되레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라는 속담이 생각난다. 막상 연금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다가도 "나중에 더 여유가 생기면 가입해야지"라며 미루고 마는 경우가 많다.

연금은 국가가 가입자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한 대상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자마자 무조건 가입을 하지 않으면 가입하지 않은 기간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재테크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가입을 왜 미루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경험상 연금에 가입할 때는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강제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소득 가운데 5~10%를 연금 납입액으로 정한 다음 이 돈은 없는 셈 치고 무조건 저축해야 한다. 시간이 조금만 흐르면 관성화가 돼 부담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회사 보너스나 연말정산 환급금처럼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소득도 생길 때마다 추가적으로 연금에 넣으면 효과적이다. 시간이 흘러 일정 수준이상 소득이 오르게 되면 계좌 수도 늘려야 한다. 물가 상승이나 생활수준이 오른 것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미래를 위해 스스로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디에 쓰는지 알기 어려운 세금은 잘 내면서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세금을 못 낼 이유가 없을 것이다.

요즘은 보기 힘들어졌지만 십여년 전만 해도 첫 월급을 탄 직장인은 부모에게 빨간 내복을 선물했다. 이제는 빨간 내복 대신 10만~20만원 정도로 연금저축계좌를 만들어야 할 때다. 자식이 일찌감치 성실하게 노후를 준비하는 모습에 부모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 이미 직장생활을 수년째 해 온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금에 아직 들지 않았다면 올해는 꼭 가입하자.

올해는 연말이 닥쳐서 소득공제 때문에 연금 가입을 고민하다 또 해를 넘겨버리는 실수를 하지 말자는 얘기다. 기왕 들어야 한다면 긴 안목으로 액수를 정한 다음 바로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미 올해도 5개월 가까이 흐르고 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빠른 때다. 지금 바로 내 이름으로 연금저축상품에 가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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