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무원, "탈출 쉽도록 침몰 기다렸다"…탈출 정황에서 진술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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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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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승무원은 반박

[세월호 참사]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세월호 기관부의 한 승무원이 탈출이 쉽도록 배가 더 침몰하기를 기다렸다는 진술을 한 반면 피고인 신문에 나선 다른 선원은 이에 반박하는 주장을 폈다.

세월호 3등 기관사 이모(25·여) 씨는 3일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기관부 승무원들이 세월호 3층 복도에서 대기하며 물이 차오르는 정도를 점검한 이유를 검사가 묻자 "배가 기우는 정도를 보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의 기관을 조종하는 한 조기수는 수사기관에서 "배가 더 침몰하면 탈출하기 쉬운데, 수면에서 3층 갑판까지 높이가 3층 건물보다 높아 바로 바다로 뛰어들면 위험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좌현 쪽에 있던 승무원들이 배가 더 기울어 수면으로 뛰어들기 쉬워질 때까지 기다렸다는 것이다.

이씨는 "조기수는 뒤쪽으로 떨어져 있어 추측으로 진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장이 물이 더 들어오면 못 나가게 될 것이라고 하니 기관장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나가자고 했다"며 "(그런 계획이 있었다면)두려움에 떨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평소 훈련을 받아 높은 수면차이에도 바다로 뛰어드는 게 두렵지 않다고 했지만 "왜 바다로 뛰어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지만 당시에는 (배에서)나갈 생각을 못했다"며 모순된 답변을 했다.

이씨는 기관장과 1등 기관사가 캔맥주를 마신 것과 관련해서도 "1등 기관사가 기관장에게 '안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니 기관장도 '나도 불안해서 승무원들을 안심시켰는데 이제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당시에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다들 포기했구나 싶어 기관장의 말을 듣고 울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기관장과 기관사가 캔맥주 하나씩 나눠 마셨으며 자신도 이 중 남은 맥주를 마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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