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음력 1월 5일(2월 23일)은 중국에서 재물신(財神)이 오는 날이다. 말 그대로 '재물 복을 가져다 주는 신'이라는 뜻이다.
특히 중국 남부 지역에서는 매년 이날이 되면 동·서·남·북·중 다섯 방향으로 재물신에게 제사를 올리며 사방팔방에서 재물이 쏟아져 들어오길 기원한다. 쑹충(送窮 가난을 보내다)이라고 부르는 가난한 귀신을 쫓는 제사도 지낸다. 설 연휴를 보낸 상인들은 보통 이날부터 상점을 열고 한 해 장사를 시작한다.
중국 민간에서 현재까지도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재물신은 다름 아닌 삼국지 속 관우다. 지금도 중국의 가게나 음식점, 일반 가정집에까지 관우상이 모셔져 있다. ‘날마다 돈 벌게 해주소서(天天發財)’라고 적힌 문구와 더불어 관우의 손에 인민폐가 들려 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관우가 재물신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산시(山西)성 상인과 관련이 있다. 관우의 고향인 산시성은 중국 최대의 소금호수(塩湖)인 해지(解池)가 있어 소금 생산지로 유명했다. 산시성 상인들은 소금을 팔기위해 먼 길을 떠날 때 자신들을 보호해 줄 신이 필요했다. 의리와 신용을 중요시 여겼던 상인들은 주군 유비에게 끝까지 충성했던 관우를 신으로 모시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엔 ‘현대판 재물신’이 등장하고 있다. 다름아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 마윈(馬雲) 회장이다. 마윈의 캐리커처나 초상화를 모셔 재물신 의례를 갖춘 모습이 온라인에 속속 올라온다.
23일 중국 재물신의 날을 맞아 중국 난징(南京)시 도심 한 공원에서 마윈의 가면을 쓰고 시민들에게 훙바오(紅包 세뱃돈)를 나눠주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보도되기도 했다.
'중국 성공신화', '중국 최고갑부' 타이틀을 가진 마윈은 지난해 9월 알리바바가 미국 뉴욕 증시 상장과 동시에 250억 달러 조달에 성공하며 단숨에 중국 최고 부자로 우뚝 섰다. 다만 최근엔 주가 하락으로 중국 1위 부호 자리를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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