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포괄간호서비스, 국민의 효자손이 되어야

[사진=황보승희 부산광역시의원]


“긴병에 효자 없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문장으로, 부모의 병이라도 오랫동안 병시중을 하노라면 소홀히 대할 적이 있게 된다는 뜻이다.

간병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으로 가계 파탄의 주범으로까지 지목되고 있으며, 한 해에 간병비가 무려 2조 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다 보니 간병비 부담 때문에 가족이 직접 간병을 하기 위하여 휴직을 하거나 아예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고, 또한 형제간에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2013년 7월 전국 13개 병원에서 국고지원 방식의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이 시행되었고, 2014년 간병비 급여화를 위해 간병보험을 신설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마련되었다.

2015년부터는 국고지원 방식 대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시범사업으로 전환하여 지방 중소병원부터 확대 시행되고 있으며 현재 전국 31개 병원, 2,672개 병상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서울 및 상급 종합병원을 포함하여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종합병원 한 곳에서 57개 병상이 운영되고 있고, 여러 병원에서 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영병원으로써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에서 2013년 7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16개월간의 결과를 분석하여 ‘건강보험정책’이라는 보고서에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의료인과 보호자, 환자 모두에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평균 재원일수가 전체 평균 8.4일보다 28.6% 감소한 6일로 줄었으며, 낙상과 욕창 발생률도 감소했다. 간호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비시범 병동에 비해 시범병동이 10%이상 높았으며, 환자의 85% 이상이 다시 이용하고 싶고 주위에 입원을 권고하겠다고 답변했다.

간호사들 역시 환자와 직접 소통 시간이 늘면서 간호의 질이 높아졌으며 사업이 안정되면서 업무 만족도가 증가되었다고 답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전염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환자를 간병하는 보호자나 문병객의 감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간호사 등 전문인력이 간호를 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포괄간호서비스를 시행하려면 우선 예산, 간호인력 확보, 병동시설 개선 등의 요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많은 병원들이 간호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시범사업 참여를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병동시설을 개선하는 등 준비는 하고 있지만 간호인력 확보가 쉽지 않아 참여시기가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포괄간호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려면 간호사 6만5천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한다. 시범사업으로 인한 계약직 간호사 채용 등의 고용 불안정을 해소하고 유휴간호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정부차원의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포괄간호서비스 건강보험 지원사업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보호자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효자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생각된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포괄간호서비스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국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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