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3일동안 북한 소형무인기 군사분계선 수차례 넘어도 격추 못해

[사진= 국방부 제공]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우리 군이 북한의 목함지뢰 사건에 이어 소형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수차례 드나들었는데도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군은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있던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수차례에 걸쳐 중동부전선의 비무장지대(DMZ)의 MDL을 넘어온 북한의 무인정찰기를 레이더로 포착했다.

군은 사흘동안 하루에 1~2번씩 같은 지역에서 MDL을 침범했지만 결국 육안 관측을 못해 사격을 못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무인기는 긴급 출격한 헬기와 전투기 조종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앗기 때문에 군은 '미상항적'이라고 2일 설명했다.

하지만 DMZ 같은 지역에서 저고도, 저속으로 일정하게 비행한 것으로 미뤄 전형적인 무인항공기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레이더에 새떼로 포착될 수도 있지만 새떼는 비행 속도가 일정하지 않고 급속히 방향을 전환하는 등의 특성을 보여 새떼는 아닌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이런 판단에 따라 '적성선포'를 하고 공군 KF-16, F-15K 전투기와 코브라(AH-1S) 헬기를 긴급 출동시켰다. 적성선포가 되면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전투기와 헬기는 DMZ에서 남쪽으로 9㎞ 지역에 설정된 비행금지선 이북까지 날아가 이 무인기를 찾으려고 했지만 조종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육안 식별이 안 됐기 때문에 기총도 발사할 수 없었다고 군은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스텔스형도 아니고 같은 지역에서 일정하게 비행했는데도 조종사들의 눈에 띄지 않았다는 군의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당시 1.5~1.8㎞ 상공에 구름이 끼어 있어서 육안 식별이 어려웠다"면서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아 사격도 못 했지만 눈으로 확인했다면 쏘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전투기 2대와 헬기 1대가 대응 출격해서 무인기를 찾느라 허둥댔지만 실패했고 북한 무인기는 유유히 MDL을 넘어 북쪽으로 사라졌다. 이 무인기는 우리 군을 몇 차례 흔들어 놓고 24일 이후에는 레이더에 더는 탐지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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