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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현 KRISS 무기분석표준센터 박사팀이 배추분말 중 유해원소를 원소 측정용 질량분석기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KRISS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중국의 배추 주요 산지인 산둥(山東) 지역의 일부 농가와 야채 판매상이 배추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한 사실이 지난 2012년 4월 드러났다. 수출·수입용 먹거리에 포함된 유해물질 함량을 측정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관련 국내·외 시험교정기관들의 측정수행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한국인정기구(KOLAS)와 상호협력을 통해 전 세계 시험교정기관을 대상으로 배추 속 유해물질 분석 국제 숙련도 시험을 공동 주관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인정기구는 국가표준제도의 확립과 국내외 각종 시험기관의 자격 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국가기술표준원 조직으로, 국가기술표준원장이 KOLAS 원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국제 숙련도 시험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약 1년 5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국제 숙련도 시험은 시험교정기관의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균질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시료를 제조·배포 후 각 기관에서 제출한 측정 결과를 기준 값과 비교해 측정 능력을 평가한다. 이번 숙련도 시험에는 전 세계 153개 시험교정기관이 참여했다.
시험에 참가한 기관은 해당 국가의 시험소 인정기구가 무작위로 지정하며 시험 후 불만족 결과를 산출한 기관은 시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김숙현 KRISS 무기분석표준센터 박사팀과 안성희 KRISS 유기분석표준센터 박사팀이 개발한 납과 카드뮴, 잔류농약인 DDE와 알파-엔토설판 분석용 배추 시료 2종이 시험 기준이 됐다. 이 배추 시료는 각국의 시험 참가 기관에 배포됐다. 각 기관이 KRISS에 제출한 분석 결과는 KRISS가 자체 측정한 배추 시료 유해물질 인증값을 기준으로 평가됐다. KRISS의 배추 속 유해물질 측정 능력은 국제도량형국(BIPM)의 측정능력(CMC)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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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희 KRISS 유기분석표준센터 박사가 배추 분말 중 잔류농약을 유기물 측정용 질량분석기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KRISS 제공]
이번 숙련도 시험은 아시아·태평양 측정표준 협력기구(APMP) 소속의 KRISS와 아시아·태평양 시험소 인정협력체(APLAC) 소속의 KOLAS가 공동 주관한 첫 숙련도 시험으로 측정표준기관과 시험소 인정기구가 상호 협력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또한 기존의 숙련도 시험은 참가기관들이 제출한 측정값의 평균을 기준으로 분석 결과를 평가했다면 이번 시험은 측정표준으로 제시된 절대값을 기준으로 평가됐다. 측정값의 평균을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다수의 시험 참가 기관들이 부정확한 측정값을 제출한다면 그 평균 역시 부정확하다.
신용현 KRISS 원장은 “이번 숙련도 시험은 우리나라 국가측정표준이 전 세계 시험교정기관의 측정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가 됨으로써 측정분야에서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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