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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KR투자연구소 대표..
우리는 투자하면 '주식'을 먼저 생각한다.
다른 종류의 자산을 투자할 때도 주식과 유사하게 생각하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A주식의 가격이 2015년 1월에 1만원이었고 2016년 1월에 1만2000원이라면 가격은 20% 상승한 것이다. 그리고 A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도 체결가격과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20% 수준의 이익이 발생한다. 가격이 8000원으로 하락하더라도 우리가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동일하다.
2014년 1배럴당 100 달러가 넘던 원유가격이 30 달러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관련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손실 규모와 관련해서 설명을 잘 안해주거나 이해를 충분히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15년 1월 원유가격은 50 달러 수준이었다. 그런데 올해 1월은 35 달러이므로 30% 수준의 손실이라고 생각하는데 '주식과 같은 방법의 투자를 생각하는 투자자에게는' 40% 수준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이유는 2015년 1월에 50 달러라고 한 것은 만기가 2015년 2월인 '최근월물' 선물가격이었다. 2016년 1월 현재 거래가 되고 있는 원유는 만기가 2016년 2월이며 가격이 60 달러 수준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원유를 주식처럼 생각하는' 투자자에게 원유가격은 60 달러에서 35 달러로 하락하였으므로 40%가 넘는 하락이 발생한 것이다.
주식의 가격은 A라는 회사가 발행한 유가증권을 시장참여자들이 사고팔면서 소유권을 주고받는 '동일한' 자산이다. 그러나 원유선물 가격은 매월 원유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거래할 때 결제하는 결제가격으로 '월별로 다른' 자산인 것이다. 2015년 1월에는 1배럴에 50 달러로 결제하였고, 2016년 1월에는 35 달러로 결제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주식처럼 투자하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선물가격의 특성으로 미래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2016년 1월 현재 낮아진 원유가격을 보면서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투자하고자 할 때도 동일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원유가격이 35 달러라고 이야기 할 때 그것은 2016년 2월에 만기가 되는 가격인 것이다. 2017년 2월에 만기가 되는 선물은 42 달러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이것은 35 달러가 '충분히 낮은 가격이므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제로 매수하는 투자자에게는 선물가격의 특성에 따른 큰 비용이 있다는 것이다. 1년간 장기투자를 한다면, 원유의 최근월물 선물가격이 35 달러에서 42 달러로 20%나 상승할 때 20% 수익이 아니라 '투자손실이 없는 본전' 상황이 되는 것이다.
원유가격의 상승에 대한 투자는 가격 상승이 아닌 '1년 간 20%를 넘는 상승'을 예상하고 그 예상이 맞아야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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