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老年'…지난해 50~60대 취업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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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2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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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은퇴를 준비하거나 이미 은퇴를 했을 50~60대 장·노년층의 취업 러쉬가 이어지고 있다. 가족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이들은 경제적 문제 탓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늘도 일터로 내몰리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라 불리는 장·노년층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됐지만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들의 생계형 취업이 급증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60세 이상은 전년보다 17만2000명이 늘어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많았다. 50대 취업자 역시 14만9000명이나 늘었다.

반면 20대 취업자 증가 수는 6만8000명에 그쳤고 30대 취업자 취업자는 증가해도 모자랄 판에 전년보다 3만8000명 감소했다.

가장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며 노동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취업자도 전년보다 1만4000명이나 줄었다. 40대 취업자의 감소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고령화·저출산으로 한국 사회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데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대책이 미진해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여건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일하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50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는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취업자만 놓고 보면 50세 이상의 장·노년층이 30대(39세) 이하 청년층을 사상 처음으로 앞질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기준)는 2716만6000명 이 가운데 50세 이상이 1011만명을 차지했다.

2014년 975만3000명보다 35만7000명(3.7%) 늘어 분기 기준으로 처음 1000만명을 넘었다.

베이비붐 세대의 취업러쉬가 이어지는 것은 이들의 노후 대책이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식을 대학까지 뒷바라지하다가 노후 준비를 못 한 베이비붐 세대가 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50대는 노후 준비를 못 해 예전보다 은퇴를 늦추는 면이 있고 60대는 노후 소득이 부족하다 보니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사회의 노인빈곤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노인의 빈곤율(중위소득 50% 미만 비율)은 49.6%로, OECD 평균(12.6%)의 4배에 달해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한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28.9%는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의 79.3%는 생활비를 보충하기 위해서였다.

정부는 노인 빈곤율을 현재 49.6%에서 2020년까지 39%로 10%포인트 낮추겠다고 공언했지만 베이비붐 세대 모두가 은퇴하게 되는 2020년이 되면 노인빈곤율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와 함께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 정년이 너무 빠른 데다 기업들이 은퇴한 숙련자들을 터무니없이 싼 임금을 주고 재채용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올해부터 60세까지 정년이 연장됐지만 실업자 신세로 전락한다는 공포는 환갑을 넘긴 은퇴 세대뿐 아니라 50대까지 느끼고 있다. 특히 고비용의 화이트칼라 대부분은 정년 도달 이전에 퇴직 압박을 받는다. 

숙련된 노동자들은 은퇴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취업의 문을 두드리지만 경쟁이 심해 이들의 몸값은 퇴직 이전과 비교해 크게 낮아진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지만 60세도 채 되지 않아 은퇴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년들이 임금도 적고 고된 일이라도 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라며 "정부가 공적연금 강화 방안을 더욱 촘촘하게 마련해 현실성 있는 노후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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