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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직 정확한 상품 구조에 대해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경품과 혜택만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뒤늦게 제동을 걸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경품 내걸고 ISA 사전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벤트 사전 응모자가 ISA를 신규로 가입하면 하와이 여행 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골드바 10돈을, KB국민은행은 전세계 여행상품권 최대 2000만원을 각각 증정한다.
증권사들도 최고 5%대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가입 기회를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직원들에게 이미 1인당 할당량을 내린 상황이다. 많게는 1인당 200계좌를 지시받은 은행도 있다. 이에 금융사 직원들이 실적 채우기에 급급해 소비자들한테 투자 위험도 알리지 않은 채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은행과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 등 외형적인 실적에만 몰두할 뿐 실제 상품 및 자산운용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는 소홀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과도한 유치 경쟁이 결국 불완전판매와 같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대규모 경품 행사로 인해 발생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금융사들이 마케팅 비용 증가로 발생한 수익 하락을 다른 혜택을 줄여 메울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실제 다음달 ISA가 출시되면 수수료 부담 없이 계좌 이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고객 뺏기 마케팅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에서 은행장들을 불러모아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은행장과 증권사 사장을 불러 "수익률은 적당히 맞추고 유치 고객수나 점유율 같은 외형 경쟁에 치중하고자 하는 금융사가 있다면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면서 "경품 등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건전한 수익률 경쟁이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자 전국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는 조만간 각각 협의체를 구성해 마케팅 자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금융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진행 중인 고가 경품 이벤트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이렇게 될 경우 경품 당첨을 기대하고 사전 예약을 한 고객들이 불만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스스로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겠지만 자동차 같은 고가 경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며 "현재 진행 중인 경품도 논의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당국은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고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예방 대책을 마련해 출시를 전후해 상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출시 이후 미스테리 쇼핑, 불시 점검 등 현장 점검을 주기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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