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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어르신행복주식회사' 소속으로 구 청사 청소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세 직원은 오랜 친구처럼 너무 편한 사이라며 인터뷰 중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영자(62)·오정숙(62)·신명자씨(63).]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 동작구에 사는 오정숙씨(62)는 환갑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평일이면 이른 오전부터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여느 직장인들과 다르지 않은 시각에 그의 발길이 닿는 곳은 동작구청 내 작은 창고다. 비록 사무공간은 아니지만 업무복을 입고서 각종 청소도구를 챙겨들면 이제부터 하루 일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파견 근로자인 오씨는 구 청사에서 환경미화 업무를 맡고 있다. 외형적으로 볼 땐 하찮을 수 있지만, 그에게는 '아름다운 인생이모작'을 꿈꾸는 방식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시니어 고용 전문기업 '동작구 어르신행복주식회사'(상도로 26길)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국 최초 자치단체 출자로 설립된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상법상 주식회사다. 초기 자본금 2억9000여 만원은 전액 구청에서 출자해 지난달 초 문을 열었다.
당시 공개채용으로 직원 50여 명을 뽑았다. 만 61세 이상으로 관내 거주자에 취업자격이 우선 주어졌다. 근로활동에 보람과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시급 7000원을 웃도는 생활임금이 적용됐다. 2016년 기준의 최저임금(시급 6030원)과 비교했을 때 한달 30만원 가량 많은 월급이 손에 쥐어진다.
청소업무에 배치된 김영자씨(62)는 "과거 용역이나 굳은 일을 안 해본 게 없지만 공무원들이 너무 친절히 대하고, 안정적이라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매일 출근길이 즐겁다는 동료 신명자씨(63)는 "가족들이나 주위에서 반대하긴 커녕 오히려 응원하며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매진하라고 조언한다"고 밝게 웃었다.
근무는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이 원칙이다. 매년 근무평가를 가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71세까지 일할 수 있다. 회사는 향후 수익성에 따라 민간사업장 청소, 세차업, 택배업 등으로 사업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서 고용인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올해 목표는 100명이다.
어르신행복주식회사는 시니어들의 직접 고용으로 일시적 시혜가 아닌 항구적인 생활안정이 설립 취지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의 떠올린 아이디어로 "근로를 통한 소득발생 뿐만 아니라 부양비 감소, 의료비 절감, 유대감 등의 선순환으로 지역사회 복지증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어르신행복주식회사(대표 박은하)는 '활기찬 노후의 새 출발을 알리자'란 의미의 '함께, Restart 60'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외부로부터 선도적인 사례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 고령자 친화기업'에 선정돼 3억원의 보조금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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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어르신행복주식회사' 소속으로 구 청사에 파견된 직원들이 화장실 청소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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