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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임대료와 토지가격, 임금 등 요소비용 상승으로 많은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떠나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華為)마저 탈중국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굴지의 IT기업인 화웨이가 최근 공식 SNS계정을 통해 핵심분야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 남겠지만, 일부 부문은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공표했다고 중국신문사가 25일 전했다. 이전대상으로는 둥관(東莞)시에 위치해 있는 단말기공장이 지목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화웨이 본사가 위치해 있는 선전시 둥강(東崗)구는 "화웨이와 관련된 일이라면 신속히 협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매체는 소개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우리는 일찌기부터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법인과 R&D센터를 설립해오고 있으며, 일부 분야에 대해 조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정상적인 기업경영행위일 뿐"이라는 입장을 냈다.
선전의 경우 최근 주택가격 급등으로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많다. 선전의 주택가격은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전년대비 무려 63.4% 급등했다. 이로 인해 엔지니어들이 선전에서의 창업을 머뭇거리고 있으며, 현지에서는 "높은 집값이 선전의 실물경제를 좀먹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업자는 "기업들은 요소비용이 낮은 곳으로 움직이는 것이 당연하며, 중국은 고속철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경제활력이 대륙 각지로 퍼져나가고 있다"면서 "특히 선전은 공업용지가 부족한 상황을 맞고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때문에 화웨이 역시 요소가격이 낮은 곳으로 눈을 돌리겠지만,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애플의 생산을 대행하고 있는 폭스콘은 인도에 새로운 생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는 이에 더 나아가 가동중인 생산라인을 모두 인도로 옮기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의 중국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지난해 허난성의 무역액 4600억위안 중 폭스콘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5%였다.
폭스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인건비다. 지난해 기준 베트남의 종업원 평균 월급은 149달러인데 비해 중국은 325달러였다. 인건비 메리트가 없어지는 만큼, 중국라인의 해외이전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삼성은 베트남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만의 컴팔전자는 설비를 베트남과 태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샤프, 파나소닉, TDK 등 일본업체들 역시 중국의 생산라인을 일본으로 이전해가고 있다.
국무원산하 공업정보화부는 "선진국들이 다시 공업화에 매진하면서 해외의 제조라인을 자국으로 복귀시키고 있으며, 저비용을 앞세운 신흥국들이 투자를 흡인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중인 공급측개혁이 성과를 거둔다면 중국의 실물경제가 다시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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