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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바르마 미국 뉴욕시 보건국 부국장. 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질병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재빠른 대응과 철저한 시스템 구축이 질병 관리의 핵심입니다."
제이 바르마 미국 뉴욕시 보건국 부국장은 7일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있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질병 관리의 원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바르마 부국장은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충분한 의료진이 구축돼야 한다"며 "특히 환자가 어떤 국가를 오갔는지 명확히 알고 있는 의료진이 있을 경우 질병 통제가 더욱 수월해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보건당국과 병원 간 긴밀한 관계를 필수적인 요소로 지목했다. 양측 간 빠른 정보 공유가 감염 확산 차단의 열쇠라는 것이다.
그는 "뉴욕의 경우 작년 '뉴모니아'라 불리는 폐렴간균이 유행했다"며 "공통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질병 파악에 난항을 겪었다"며 "발병 사례 증가세가 확인된 직후 감염 진단법과 대응책을 모든 병원에 공지했다"고 말했다. 발병 사례 수집과 의사들의 협조는 뉴욕시가 시내 병원들과 연결 체계를 공고히 해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메르스 사태를 이러한 연결 체계 확립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병원 간, 병원과 정부 간 의사소통 부재로 환자 소재 파악에 난항을 겪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는 결국 '컨트롤 타워'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졌다.
바르마 국장은 "의료진과 병원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도 그들을 지휘하고 대처 방향을 결정하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며 "이는 빠른 대처를 이끌어내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다하지 않아 사고가 난다면 정부나 권위 조직에 불신이 쌓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성공사례를 늘려나가면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부언했다.
한편 그는 다가오는 리우 올림픽과 관련한 지카바이러스 감염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이미 수많은 인구가 유동적으로 이동하는 상황인만큼 올림픽이라는 사건이 질병 확산의 도화선이 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미 뉴욕에서는 지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130만건 이상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발병이 곧 감염으로 이어지않도록 철저한 국민 교육, 신속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의료 체계 마련, 모기 방역 강화는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이 바르마 부국장은 서울에서 7~8일 열리는 '제12회 아시아 대도시 감염병 대책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으며 이 행사의 기조 연설을 맡았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서울을 비롯해 뉴욕·델리·도쿄·마닐라·방콕·베이징·상하이·타이베이·홍콩 등 세계 10개 대도시 보건의료 전문가가 모여 각 도시의 경험을 공유하고 여러 감염병 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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