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법 어기는 입법부를 어떻게 신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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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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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우리 의원들이 4년 자리를 보전한 대가로 후대에 욕을 먹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19대 의원 모두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국가를 위해 일을 한 정치인이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도록 노력합시다."

지난 2012년 7월 2일, 33일만에 원 구성을 완료하고 첫 본회의를 연 자리에서 회의를 주재했던 정몽준 의원의 말이다. 그리고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채 임기를 끝냈다.

올해로써 국회는 22년째 '위법(違法)'의 기록을 이어나갔다. 국회가 법으로 정해진 기한 내 정식으로 원 구성을 끝마치지 못한 것 말이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입법기관인 국회는, 새로운 국회가 구성될 때마다 '위법'으로 첫 발을 뗐다.

여야 3당 모두 입모아 조속한 원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근거없는 청와대 개입설' 주장은 협상을 가로막는다고 엄포를 놓았다. 더민주는 '당리당략을 넘어서 협상에 임해달라'고 새누리당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국민의당은 두 당의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세비 반납'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결국은 다 '남탓'이다.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자 22년째 다투는 국회가 곱게 보일 리 없다. 각 정당들의 행동과 말에 국민들이 신뢰를 보내지 않은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총선 전에는 갖가지 공약을 내걸며 표를 호소하던 이들이다.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5월 30일에는 생산적인 국회, 일하는 국회, 협치 등을 말하며 각오를 다졌던 이들이다.

국회의원은 '민의(民意)'를 대변한다. '말'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느끼고 행동을 신중히 고민해야 하는 때다. 말로만 하는 '협치', 당연한 듯한 '위법' 행위는 국민들의 신뢰만 갉아먹을 뿐이다. 20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되고 일주일이 지났다. 후대의 평가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아직까지 시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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