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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조조정 추진현황 및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정부가 관계부처 장관 회의에서 확정한 산업·기업 구조조정 계획이 주식시장에 훈풍을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사 '빅3'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33%, 1.47% 하락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1.7% 상승했지만, 0.77% 오른 코스피와 비교할 때 상승폭이 크지 않다.
해운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날 현대상선이 14.91% 급락했고, 한진해운도 6.11% 내렸다.
전날 현대상선은 출자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조5252억원 규모의 일반공모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운 부문은 용선료 협상 등 시급한 일이 많아 정부 발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며 "현대상선이 유상증자 공시로 급락하면서 한진해운도 덩달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 부문에서도 특별히 쇼킹한 내용이 없다"며 "대형 3사의 자구안 처리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고 진단했다.
이날 정부는 조선과 해운 등 한계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는 등의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 계획을 확정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정부 계획이 구조조정 의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낸다는 점을 좋게 볼 것"이라며 "특히 추가 부실 차단에 의한 시스템 리스크 전이 방지 효과는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미 발표 내용 자체는 선반영된 재료"라며 "하지만 수습책이 하나씩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이번 대책이 한계산업에 대한 시간 벌어주기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 부문만 해도 시장에선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의 합병 시나리오를 예상했다"며 "3사 체제가 유지되면 결국 시간 벌어주기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은 다시 업황과 업황을 뒷받침하는 국제유가로 넘어간 것"이라며 "중국 등 경쟁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국내 조선 산업이 볼 혜택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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