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비리자산 몰수 추진

[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IMDB의 자금세탁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미국 법무부가 IMDB 횡령금으로 사들인 자산 몰수에 나섰다. 여기에는 반 고흐 작품, 비버리힐즈 저택,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의 수익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현재 IMDB로부터 35억 달러 이상이 유용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 미국에 있는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 자산을 몰수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자산 몰수가 이뤄지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1MDB는 2009년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의 주도로 경제 개발을 위해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설립된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기업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국민들을 위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자금은 전 세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세탁된 뒤 정치인들의 부동산, 예술작품, 보석 구입, 카지노 비용, 연예인 초대 등에 유용되어 왔다고 법무부는 주장했다. 

미국 당국은 나지브 총리 역시 IMDB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지브 총리가 공식적으로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정문서에서는 ‘말레이시아 공직자 1‘로 표시되었지만 약력 등이 나지브 총리의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번 고소장에서는 그밖에도 나지브 총리의 측근 3명의 이름이 직접 언급됐으나 이번 소송의 피고가 몰수 대상 자산인 만큼 법무부는 이들에게 범죄 행위를 묻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즈(NYT)는 다만 실질적 자산 몰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일단 해당 자산에 권리를 주장하는 이가 없어야 하고, 실질적 소유권이 정확히 밝혀져야 하며, 그 자금이 불법적으로 유용된 것인지에 관한 법원의 판결도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나지브 총리는 국내에서 강한 정치적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총리는 거듭 혐의를 부인해왔다. 말레이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일했던 제임스 키스는 FT에 나지브 총리는 미국을 상대로 보복에 나서기보다는 어떻게든 이번 일을 유야무야 넘길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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