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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SNBC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 지역에 장벽을 쌓아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가 이민법 위반 논란에 휘말렸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뉴욕포스트에 실렸던 20여년 전 멜라니아의 전신 누드사진 4장이 당시 그녀의 미국내 체류 신분에 의혹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1995년 프랑스 사진작가 알레 드 바스빌이 뉴욕에서 촬영한 이들 사진은 그녀가 그때부터 미국에서 모델로 활동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자신이 1996년 뉴욕에 건너왔다는 멜라니아의 과거 언급과 어긋나는 것이다.
특히 그녀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H-1B 취업비자로 입국했다면서도 비자 갱신을 위해 수개월마다 모국인 슬로베니아로 돌아갔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H-1B 비자를 그녀가 취득했다면 이처럼 정기적으로 귀국할 필요가 없다. 이 비자는 3년짜리이며 만기가 되면 6년으로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비자는 ‘전문직 단기 취업 비자’로서 학사학위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비자 스폰서인 고용주가 있어야만 취득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대부분 IT 관련 전공자들이 이 비자를 취득해 미국 내 IT 기업 등에서 일하고 있다.
따라서 슬로베니아에서 건축학 학사를 받았다는 멜라니아가 미국에서 H1-B 비자를 받았다면 당연히 건축 관련 분야에서만 일을 했어야 한다. 모델 경력을 인정 받아 비자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비자 갱신을 위해 몇개월마다 귀국했다면 B-1 임시 상용비자나 B-2 여행비자를 소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보통 6개월짜리인 이 비자로는 미국에서 모델로 일할 수 없는 만큼 불법취업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논란이 커지자 멜라니아는 성명을 내 "1996년 나의 이민 신분에 대해 최근 많은 부정확한 보도와 잘못된 정보가 돌고 있다"며 "나는 미국의 이민법을 완전히 준수했으며 그와 반대되는 어떤 의혹도 사실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2006년 7월 나는 자랑스러운 미국의 시민이 됐다"며 "지난 20년간 나는 운 좋게도 위대한 나라에서 살고 일하며 가정을 일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멜라니아는 1998년 트럼프를 만났고 2001년 영주권을 얻었으며 2005년 결혼했다. 그녀는 2006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트럼프 캠프의 호프 힉스 대변인은 폴리티코에 "멜라니아는 모든 관련법을 따랐으며 지금은 미국의 자랑스러운 시민"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은 멜라니아와 트럼프 캠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폴리티코가 제기한 의문이 해소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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