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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 외관 전경[사진=이마트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유통업계의 베트남 시장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일찌감치 지난 2008년 이후 베트남에 안착한 롯데마트에 질세라 이마트가 맹렬히 추격에 나선 것이다.
이미 오는 2020년까지 총 25개의 점포를 낼 예정인 롯데마트의 성장세를 이마트가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을 터. 지난해 호치민시에 1호점인 고밥점을 냈던 이마트는 9일 호치민시와 2억 달러 투자 확대 양해각서(MOU)를 체결, 본격적인 베트남 공략에 나선다. 목표치도 롯데마트와 동일하게 ‘2020 플랜(Plan)’ 이다. 4년 내 승부수를 보겠다는 의미. 이마트 김성영 신사업본부장은 “향후 호치민시를 교두보로 본격적인 베트남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치민시가 이마트에 있어 베트남 진출의 교두보라면, 베트남은 우리 기업들에게 동남아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누가 베트남을 얼마나 차지하느냐에 따라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등 인도차이나반도에서의 승부도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우리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열기는 과거 중국시장 진출 붐 못지 않게 뜨겁다.
앞서 지난 2012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전 계열사 경영진을 앉혀놓은 자리에서 “베트남에 제3의 CJ를 건설하겠다”고 공언하며 의욕적으로 베트남시장 공략을 지휘했다. 그 결과 현재 CJ오쇼핑, CGV, CJ푸드빌은 각 사업 분야에서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NS홈쇼핑도 지난 8월 베트남 국영방송국 VTC 디지컴(Digicom)과 하노이에서 한국 상품의 베트남 판매를 위한 MOU를 체결, 국내 중소기업들의 유통망 확충에 나섰다.
주류업계도 베트남 시장을 탐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하노이에 현지 법인을 세운데 이어 고도주에 익숙한 베트남 현지인들을 상대로 19.9도의 베트남 전용 ‘참이슬 클래식’을 선보이며 소주의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까지 하노이 중심가인 쭉바익 거리에 팝업스토어 '하이트진로 소주클럽'을 열어 젊은층 공략에도 나섰다.
실제 베트남은 40세 미만 인구가 전체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층과 향후 잠재적 소비 여력이 높은 지역이다.
이로 인해 국내 유아동복·용품 업계도 베트남시장 진출 채비에 한창이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 5월 베트남 현지 유통업계 1위 기업인 사이공 쿱(Saigon Coop) 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 오는 11월 호치민시 주요 쇼핑몰에 아가방갤러리 1호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연내 2개 매장까지 오픈하겠다는 각오다.
박용운 아가방앤컴퍼니 해외사업부문장은 “베트남 유아업계 규모는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동남아시아 내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급부상 중”이라며 베트남을 교두보로 삼은 동남아권의 잠재수요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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