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숫자 맞추기에 급급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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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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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우리나라 경제팀이 '숫자의 함정'에 빠진 모습이다. 당장 특정 숫자 맞추기에 급급해 단기 처방만 계속 내놓을 뿐,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0.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지 않으면 한국은행이 전망했던 2.7%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전망치인 2.8%도 가능해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와 한은은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낙관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내용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저성장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만 커졌다. 3분기 경제 성장은 사실상 부동산 시장 호조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작 중요한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2분기 개별소비세 인하로 반짝 상승했던 민간소비는 하반기 들어 다시 쪼그라들었다.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과거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더욱이 대기업 등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 현대차 파업 등의 악재에 경제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이미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대로 떨어진 상태다. 인구 고령화, 내수·투자 부진, 주력 산업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현재의 인구변화 추세로 볼 때 2026~2030년 잠재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지금의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처럼 경제성장률 숫자에 집착해 단기 처방에만 치중하면 경제 위기는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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