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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교육감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국정교과서 검토본 공개 강행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면서 공개시 국정화 시행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를 중지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면서 2017학년도 적용을 미루고 기존 검인정 교과서를 활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국정화 강행시 교육부에서 주도하는 국정교과서 검토본의 검토 과정을 전면 거부하고 서울 교사들이 이 검토에 참여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한편 2017학년도 국정교과서의 사용이 예정된 220여개 학교를 포함해, 서울지역 소재 학교의 교장과 운영위원장, 역사교사들과 토론과 협에 나서 현장 배포에 대한 입장 표명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은 교육부의 검토본 공개 뒤 29일 역사교육위원회를 열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교육청은 역사 교사 등이 다수 국정화 반대 선언에 참여해 검토에 참여할 교사들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학교장 지침을 통해 출장 명령권 거부 등 행정력을 발휘해 교사의 검토 참여를 막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법적으로 국정 역사교과서를 내년부터 현장에 쓰게 돼 있더라도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경우에 해당돼 학교장과 운영위원장이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보조교재나 대안교재 활용을 결정하는 등의 대응에 나서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수익자 부담으로 교과서를 구매할 수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불매운동에 나서더라도 구입 권유를 하지 않는 등 대응하지 않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서울교육청은 예상하고 있다.
시도교육감들은 25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으로 내년 국정 역사교과서 적용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같은 날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촉구하는 회견을 할 예정이다.
교육부의 강행에도 현장의 반발이 커지는 경우 국정 역사교과서의 내년 적용이 불투명한 가운데 혼란이 클 전망이다.
28일 검토본 공개 이후 내용을 문제 삼는 여론이 확산되면 폐기론에 힘이 실리면서 새 총리 임명이나 대통령 탄핵 과정과는 별도로 교육부가 철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야당의 반대가 거센 가운데 국회에서 금지법안 통과를 통해 현장 적용이 차단될 수도 있다.
결국에는 새 총리 임명 등 국정 조기 수습의 기회가 멀어지면서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민 여론에 맞서는 교육부의 안이한 대응에 따라 혼란만 커지게 됐다는 지적이 크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조희연 교육감은 행정력을 사용해 내년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을 저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장검토본 발표 후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응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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