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 촛불집회 이모저모] 청년 산타클로스 등장… 소음 탓에 토플 시험 중도 포기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위한 제8차 촛불 집회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304개의 구명조끼와 국화꽃이 놓여져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심리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지난 17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8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들은 청와대와 총리 공관 그리고 헌재로 행진한 뒤 보수단체와 큰 충돌 없이 시위를 마무리했다.

○… 법원은 촛불집회 주최 측인 퇴진행동의 헌법재판소 앞 100m 앞 행진을 허용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주최 측이 경찰의 집회금지 결정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주최 측은 헌재 앞 100m 지점인 안국역 4번 출구에서 오후 10시 30분까지 행진과 시위를 이어나갔다. 삼청동 총리 공관 근처도 오후 10시 30분까지 집회가 허용됐다. 다만, 청와대 분수대 근처인 효자동 삼거리는 청와대 담으로부터 100m 이내라는 이유로 7차 촛불집회와 마찬가지로 허가되지 않았다.

○… 어린 참가자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청년 산타클로스도 등장했다. 아이들에게 평화와 정의로운 사회를 선물하자는 뜻을 모아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부터 30대 취업준비생까지 청년 70여 명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산타 복장을 한 청년들은 '그대들이 이 나라의 주인공입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노란 풍선과 함께 작은 선물들을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또 이들은 이들은 '올해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은 박근혜 퇴진'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와 박 대통령에 대한 강제수사를 뜻하는 수갑 모양의 물건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 토플 시험 응시생 일부가 소음 탓에 시험을 포기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이날 박사모 회원이 맞불집회를 개최한 안국역 인근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는 올해 마지막 토플 시험이 치러졌다. 시위가 절정에 다다르자 응시생들은 시험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소음이 커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88명 중 60여 명이 도중에 시험장을 떠났다.

○… 1~8차 촛불집회까지 참가자 수가 연인원 800만명(주최측 추산)을 넘어섰다. 집회당 평균 100만명 꼴이다. 이미 1987년 6월 항쟁(연인원 300만~500만 추정)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한 지는 오래다. 주최 측 추산 결과 지난달 29일 1차 촛불집회부터 이번 8차 촛불집회까지 8차례 시위에 참가한 연인원은 서울 648만명, 지방 174만5150명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계산하면 약 822만5150명이다.

○…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구명조끼 304벌이 펼쳐졌다. 이 구명조끼에는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과 하얀 국화꽃이 함께 놓였고 유가족들은 구명조끼를 바라보며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 70여 명은 아이들의 구명조끼를 입고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방면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 보수단체도 탄핵 반대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해병대전우회 등 50여 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소속 회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헌법재판소와 광화문 일대에서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오후 2시에는 엄마부대봉사단 회원들이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소공원에는 탄핵무효 국민총궐기 대회를 열었다.아울러 박 대통령에게 힘내라는 의미로 청와대 인근에 장미꽃을 한 송이씩 놓고 오는 '100만 송이 장미 대행진'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 성숙한 시민의식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보수단체가 같은 날 헌재와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대규모 맞불집회를 놨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서울시청 앞 광장을 지나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보수단체 행진에서도 양측 시민들은 서로 언성만 높일 뿐 물리적 충돌은 최대한 피했다. 이날도 시위 참가자들 가운데 연행자는 0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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