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가족사 담긴 고은 시인의 '만인보' 뭐길래? '5600명의 삶이 담긴 연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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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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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온라인 커뮤니티]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인물 고영태의 가족사가 담긴 고은 시인의 '만인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은 시인의 '만인보'는 지난 1986년부터 2010년까지 23년간 4001편의 시를 30권으로 엮은 한국 최대의 연작시로, 고향사람에 대한 추억은 물론 신라시대부터 불승들의 행적,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인물까지 5600여 명을 다룬 대작이다. 

이 만인보에는 고영태 부친의 죽음과 그 후 고영태 가족의 삶이 담긴 시가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고영태 부친 고규석씨는 광주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 5월 21일 광주 시내에 볼일을 보러 갔다가 실종됐다. 이에 부인 이숙자씨가 남편을 찾으러 다녔고, 열흘만에 광주교도소 암매장 터에서 총에 맞아 숨진 고씨의 시신을 찾았다. 

사내/고규석/(중략)/하필이면/5월 21일/광주에 볼일 보러 가/영 돌아올 줄 몰랐지/마누라 이숙자가/아들딸 다섯 놔두고/찾으러 나섰지//그렇게 열흘을/넋 나간 채/넋 읽은 채/헤집고 다녔지/이윽고/광주교도소 암매장터/그 흙구덩이 속에서/짓이겨진 남편의 썩은 얼굴 나왔지/가슴 펑 뚫린 채/마흔살 되어 썩은 주검으로/거기 있었지/아이고 이보시오/(중략)/다섯 아이 어쩌라고/이렇게 누워만 있소 속 없는 양반  (만인보 단상 3353-고규석)


또한 고규석씨가 죽은 후 부인 이숙자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어렵게 살아왔다는 것과 이후 고영태가 펜싱선수가 되는 부분도 등장한다. 

고규석의 마누라 살려고 나섰다/(중략)/담양 촌구석 마누라가/살려고 버둥쳤다/ 광주 변두리/방 한 칸 얻었다/ 여섯 가구가/수도꼭지 하나로/살려고 버둥쳤다/ 여섯 가구가/수도꼭지하나로 물밥는집/(중략) 남편 죽어간 세월/조금씩/조금씩 나아졌다/망월동 묘역 관리소 잡부로 채용되었다/그동안 딸 셋 시집갔다/ 막내놈 그놈은/펜싱 선수로/아시안 게임 금메달 걸고 돌아왔다/ 늙어버린 가슴에 남편얼굴/희끄무레 새겨져 해가 저물었다   (만인보 단상3355 이숙자)


당시 5살이었던 고영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친 고규석씨에 대해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시던 중 군인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어머니가 며칠 동안 찾아다닌 끝에 광주교도소 안에 버려져 있던 아버지의 시신을 찾았다"고 말한 바 있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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