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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치 전문가들은 여권발(發) 정계개편의 물꼬를 튼 ‘개혁보수신당’(가칭) 출범이 조기 대통령 선거(대선)의 상수로 격상했다고 전망했다.
25일 본지의 ‘전문가진단’에 참여한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교수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등 6명의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이 밝혔다.
특히 내년 1월 중순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귀국에 발맞춰 개혁보수신당이 조기 대선 판세의 분수령인 설 민심(내년 1월27일∼30일) 후 일주일 이내로 지지율 25%를 달성해야 순항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親朴당, 불임정당 가능성↑…몰락 수순 밟을 것”
김만흠 원장은 “개혁보수신당의 순항 1단계는 원내교섭단체 구성(현역 의원 20명), 그다음은 국민의당(38석)을 누르고 제3당으로 올라갈 수 있느냐”라면서도 “탈당 숫자보다는 결국 중요한 것은 차기 대선 후보다. 반 총장이 결합한다면, 가장 큰 힘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친박(친박근혜)계에서 (차기 대선 후보의) 대안이 나오기 어렵다면, (다수가) 개혁보수신당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수적으로 무게 중심이 쏠릴 경우 새누리당은 몰락의 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웅 팀장은 “개혁보수신당의 경우 유승민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이 대거 포함돼 있기 때문에 보수진영 경쟁에서 비교우위에 설 것”이라며 “대중 관심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반 총장과의 연대 등 순차적인 세력 확대 과정을 거치는 게 효과적”이라고 충고했다.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진영에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잡기 위해선 ‘정책적 차별화+인적 청산’ 등을 단행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차재원 교수는 “친박계만 남은 새누리당은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개혁보수신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시대착오적 의제에서 한 발 치고 나가는 한편, 인재영입 과정에서 친박계를 내치는 방식의 인적청산을 단행한다면, 대선에서 강력한 파워를 가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선제적 개헌 이슈 선점 및 조기 대선 후보 결정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진 원장도 “개혁보수신당의 등장으로 정계개편의 물꼬는 트였다”며 “개헌 문제와 대선 후보 문제 등에서 내부 분열 없이 당력을 집중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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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발 정계개편에 휩싸인 20대 국회.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劉 혼자로 안 돼…보수진영 전략적 선택 분분”
개혁보수신당 순항을 넘어 ‘성공 안착’ 가능성 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반 총장의 거취 및 제3 지대 정계개편 등의 가변성이 커서다. 다수의 전문가는 개혁보수신당이 조기 대선의 상수라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성공 안착 여부에 대해선 몇 가지 전제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배종찬 본부장은 신생 정당의 성공 요소에 대해 “3P, 즉 정책 차별성(Policy Differentiation)과 차기 대선 후보(Presidential Candidate), 정당 지지율(Party Preference)”이라며 “유승민 의원 한 명으로는 안 된다. 중도 보수적 색깔을 가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대권잠룡 2∼3명은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보수신당은 친박계와 경쟁하는 구도가 아닌 압도하는 수준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당 지지층을 흡수,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쟁이 가능하다”면서 “설 직후인 1월 말까지 25%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성공 안착의) 단기적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개혁보수신당이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 선에서 끝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채진원 교수는 “개혁보수신당은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반 총장과 손 전 대표, 국민의당과 연대하는, 범 제3 지대 연대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종의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통한 공동정부 구성 형태”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채 교수는 “당시는 ‘외환위기’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통령 탄핵과 집권당에 대한 불만이 워낙 크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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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황영철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박계 비상시국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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