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업체 ZTE, 3000명 감원설..'선택과 집중'

  • 스마트폰 업계 경쟁 가열, 미국 제재 등으로 '스마트폰' 사업 인력감축

  • 통신장비, 스마트 자동차 등 신산업에 집중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ZTE(中興)가 곧 대대적인 인력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 보도가 나왔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분야를 줄이고 핵심사업과 신(新)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다.

북경상보(北京商報)는 최근 ZTE가 전체 직원의 5%에 달하는 3000명의 인력을 올 1분기 내 감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됐다고 8일 보도했다. 대대적 구조조정의 '칼날'이 집중된 곳은 스마트폰 사업부문이다. 사업부 전체 인원의 10%에 달하는 600명을 줄일 예정이다. ZTE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이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오셴밍(趙先明) ZTE 회장이 앞서 신년사를 통해 "ZTE가 31년 역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다"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 그 근거다. 

ZTE의 대대적 감원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는 최근 스마트폰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3월 미국 당국이 ZTE가 이란 수출금지령을 여겼다는 이유로 장비와 부품 수출을 제한한 것도 부정적이었다.

최근 중국 본토 스마트폰업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업계 경쟁도 한층 가열됐다. 중국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3위 스마트폰제조업체인 화웨이를 비롯해 '대륙의 기적'으로 불렸던 샤오미, 여기다 더해 오포(OPPO), 비보(vivo) 등이 급부상했고 이에 따라 ZTE의 입지는 좁아진 것이다. 

지난해 3월 미국 상무부는 ZTE가 2012년 미국의 이란제재에 따른 수출금지령을 어겼다며 수출을 제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오라클, 델 등의 수 백만 달러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을 구입해 이란 최대 전기통신사 TCI에 공급했다는 게 이유였다. ZTE는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유일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미국 시장 점유율 10%로 4위다.

최근 ZTE는 기존의 통신장비 시장과 스마트 자동차 등 새로운 산업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의 '돈주머니'를 유지하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돈 줄'을 찾고 있는 것.  5G 통신장비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렸고 지난해 12월 초에는 터키의 주요 통신장비 제조업체 네타스를 인수했다.

같은 달 말에는 자회사를 통해 버스 생산업체 광퉁커처(廣通客車) 지분 70%를 매입하고 광둥성 주하이(珠海)시에 스마트 자동차 생산시설을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2026년까지 스마트 자동차 분야 연매출 1000억 위안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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