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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경기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취했던 유럽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의 지난 2월 실업률은 9.5%로 전월의 9.6%에서 0.1% 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 재정위기 여파로 2013년 12.1%까지 치솟아··· 제조업 회복 완연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한 국가는 체코(3.4%), 독일(3.9%) 등이었다. 그러나 그리스(23.1%), 스페인(18%) 등 국가의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두 번째 경제대국인 프랑스의 실업률 10%에 달한다.
일부 국가들의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유로존 전체의 실업률은 2010년 재정위기의 여파로 12.1%까지 치솟았던 2013년에 비하면 개선세가 뚜렷하다.
유럽의 고용시장이 되살아난 배경에는 제조업 경기의 회복이 있다. IHS마르키트가 집계한 3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6.2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55.4에서 더 오르면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업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할 때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 모두 고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몇 개월 동안 실업률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금리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낮췄던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정책도 고용시장 회복에 큰 힘을 보탰다. ECB는 유로존 실업률은 내년에 8.9%, 2019년에는 8.4%로 각각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청년층의 실업률 여전히 높아··· "19개국 아우르는 통화정책 쉽지 않아"
실업률이 전반적으로 회복됐지만, 청년층의 실업률은 여전히 높다. 유로존의 25살 이하 청년층의 실업률은 19.4%으로 평균치인 9.5%의 두 배가 넘는다. 물론 이 역시 2009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키프로스 등 남부 유럽 국가들에서는 청년 10명 중 3명이 실직 상태다. 지난달 유럽중앙은행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최근 실업률 개선을 통화완화정책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최근의 실업률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노동시장이 완전 정상화된 것은 아니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ING은행의 유로존 이코노미스트인 버트 콜리진은 “재정위기 전 수준으로의 임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면서 “노동시장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으며, 청년 실업률도 높다. 노동시장이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기 전까지는 유럽중앙은행은 통화정책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실업률 하락세를 보이는데도 국가와 세대별로 실업률에 차이 나는 것은 ECB가 19개국을 아우르는 통화정책을 펼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만으로는 경제회복을 이뤄낼 수 없다면서 각국 정부가 구조적인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개혁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지에서 치러지는 선거에서 포퓰리즘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 같은 개혁은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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