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 판매 위기 넘자"...본사 주도 TF 가동

이소현 기자 = 올해 상반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여파로 중국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한 현대·기아차가 별도의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10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최근 서울 양재동 본사에 별도의 '중국시장 경쟁력 강화 TF'를 구성했다. TF 참여 인력은 100여명 수준으로 주로 연구·개발(R&D), 상품, 마케팅 소속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의 문제를 현지 법인에 맡기지 않고 본사가 직접 대응전략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현대·기아차가 현재 중국 실적 부진을 심각한 위기로 인식한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중국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한 준비 차원에서 현대차 중국 사업본부 아래 TF를 구성한 적은 있었지만, 본사에서 직접 해외 현지 TF를 가동시킨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총체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TF"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TF의 실무를 총괄하기보다 진행상황을 보고받으며 중국 시장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앞서 지난 4월 중국으로 직접 날아가 현지 생산·판매법인 북경현대의 생산 시설을 점검했다.

업계는 이번 현대·기아차 TF 구성이 이전과는 다른 정책이라고 보고 있다. 기존에는 판매가 부진할 경우 법인장을 교체하거나 현지 딜러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처해 왔다. 현대차는 지난달 폭스바겐그룹 중국 디자인 총괄 사이먼 로스비를 중국기술 연구소 현대차 디자인 담당 상무로 영입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본사 주도의 중국시장 TF는 급감한 판매량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에서 각각 3만5000여대, 1만7000여대 판매에 그쳐 판매량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64%, 62% 급감했다. 지난 3월 이후 시작된 사드 보복 여파로 상반기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는 약 42만9000여대로 전년 동기(80만8000대)보다 47% 줄었다.

이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연말까지 중국시장에서 판매 목표 195만대 중 40% 달성에 그칠수도 있다. 중국시장 차질분만 올해 약 120만대에 이르고, 국내외 올해 판매량도 목표(825만대)보다 120만대가 적은 700만대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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