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전장이 戰場됐다

  • 삼성, 계열사와 '논의 창구' 마련 검토 시너지 강화 VS LG, 대규모 M&A로 제2의 도약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스마트홈’에 이어 ‘전장부품’ 사업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음향기기 및 차량용 전자장비 전문업체 하만을 9조3000억원에 인수합병(M&A)하며 본격적인 전장사업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등으로 M&A효과가 반감되며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관련 사업의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와 전장부품 사업 분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각개전투에 나섰던 전장부품 관련 계열사들과 ‘논의 창구’ 마련을 검토하고 나섰다.

◆컨트롤타워 부재로 계열사간 시너지 못내... “창구 마련되면 달라질 것”
삼성전자와 전장부품 관련 계열사들은 각자의 분야에 세계적인 기술을 갖고 있지만 상호 간에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들었던 지난해 11월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라는 악재를 겪으면서, 계열사 간 사업을 조율해줄 ‘컨트롤타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계열사들과 논의 창구를 마련하면 전장부품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의 전장부품 사업 확대 조짐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 9월 3억 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펀드는 스마트 센서, 머신 비전, 인공지능, 커넥티비티 솔루션, 보안 등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 확보를 위해 운영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는 같은 달 하만의 커넥티드 카 부문에 자율주행과 ADAS(통합형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를 전담할 'SBU(전략사업 유닛)' 조직도 신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하만 인수 계획을 발표한 뒤 1년여의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전장부품 사업 관련 투자나 혁신이 거의 없었다”며 “그러나 삼성전자가 최근 변화를 모색하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LG, 계열사간 유기적 협력 통해 ‘제2의 도약’ 노려
2000년대 중반 전장부품 사업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선언했던 LG그룹은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LG는 ‘기술혁신은 내부역량 강화를 통해 이룬다’는 기존의 방침에서 선회해 대규모 M&A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업체 ‘ZKW’ 인수전에 LG전자가 참여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거래가 성사되면 창사이래 최대 규모의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LG전자는 ‘전기차용 배터리팩’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2500만달러(약 285억원)를 들여 전기차부품 공장도 세우고 있다. 이 지역에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LG의 경우 차량용 음향기기 등의 전자제품은 LG전자, 배터리는 LG화학, 통신부품과 일반모터는 LG이노텍,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차량용 경량화소재 등 내외장재는 LG하우시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개발은 LG CNS가 각각 맡아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등 시장에서는 전장부품의 성능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며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관련 분야 대부분은 삼성과 LG가 세계에서 1위를 점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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