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행진하는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연대를 과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경제공동체들이 생겨나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EU 질서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메르켈의 연륜·마크롱 추진력 환상의 팀 이뤄"
지멘스의 CEO 조 케저는 24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환상의 커플"을 이뤄 새로운 유럽의 변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저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추진력을 갖춘 마크롱 대통령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메르켈 총리가 유럽의 미래를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케저는 "프랑스는 성장의 기회를 가지고 있다. 아직 임기가 충분히 남은 마크롱 대통령은 훌륭하고, 똑똑하며,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지도자다"라면서 "한편 독일의 경우에는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역량을 증명해온 메르켈 총리가 지도자로 있다. 그는 똑똑하며, 분명한 정책 방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환상의 커플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를 향한 변화를 추진력 있게 이끌어 가는 마크롱 대통령을 메르켈 총리가 지지해줄 수 있을 것이며, 마크롱 대통령이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라고 지적하면서 이 둘의 조합은 유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이후 독일과 프랑스 양국은 EU 단결을 이끄는 주도국의 역할을 함께 해왔으며, 지난해 9월 마크롱 대통령은 EU 개혁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 독일·프랑스 지도자 보호주의 강력 비판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 WEF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 비판에 한 목소리를 냈다.
메르켈 총리는 24일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현재 세계 질서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원주의(multilateralism) 위협을 바고 있다면서, 보호주의가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나라(독일)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극단적 대립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론존 위기와 난민 위기 등의 이유로 포퓰리즘이 부상하고 있으며, 사회 대립이 극화되고 있지만, 독일은 세계를 등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이 미래의 문제를 세계와 함께 풀어가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우리가 스스로를 고립시킨다고 해서 미래가 밝아지는 것은 아니며, 보호주의는 좋은 해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다보스 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집중 성토가 일어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 폐막 전날인 25일 스위스에 도착한다. 스위스 곳곳에서는 반트럼프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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