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흠모하다' 반의어는…'삼성고시' GSAT, 예년 비해 언어 어려워

  • 14일 오전 전국 5곳서 일제히 실시

  • "전반적 평이…수리논리도 까다로워"

  • 최종 합격 발표는 5월 中…7~8월 입사

14일 서울 강남구 단대부고에서 열린 삼성직무적성검사를 마친 응시자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적인 난이도는 평이했지만, 언어추리와 수리논리 과목은 예년에 비해 어려운 편이었다."

삼성그룹이 14일 오전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 5곳에서 실시한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이른바 '삼성고시'에 응시한 이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GSAT는 연간 약 10만명이 응시하는 삼성그룹 신입사원 공개채용 필기시험이다. 언어추리·수리논리·추리·시각적 사고 등 4개 과목의 객관식 110문항이 출제된다. 시험 시간은 2시간가량에 불과하다. 1분에 한 문제꼴로 풀어야 하는 셈이다.

이날 서울 강남구 GSAT가 치러진 단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응시생들은 "시중에 판매되는 예상 문제집이나 모의고사에 비해서는 쉬운 편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언어추리의 경우 생소한 단어와 지문이 다소 등장해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CE(생활가전) 부문 해외영업 직렬에 지원한 박모씨(26)는 "'칠칠하다'의 유의어와 반의어를 찾는 문제가 헷갈렸다"며 "지문에서도 '오브제' 등 생소한 개념이 많이 나와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구매 관련 직군에 지원한 이모씨(29)는 "'흠모하다' 반의어의 경우 아직도 '미워하다'와 '증오하다' 중 어떤 게 답인지 모르겠다"며 시험이 끝난 뒤에도 줄곧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 

시각적 사고 영역 또한 까다로웠다는 이들이 많았다. 지시에 따라 종이를 접을 경우 어떤 모양이 나오는지 맞히는 일명 '종이접기' 문제와 종이를 여러 번 접은 후 구멍을 뚫은 뒤의 전개도를 추리하는 '펀칭' 문제가 지난해 하반기 시험에 비해 난이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것. 김준휘씨(26)는 "종료 3분 전에 시험관이 시간을 알려줬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삼성 측은 상반기 채용 인원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재계에서는 삼성이 지난해 8월 총 180조원 규모의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하면서 고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힌 만큼, 지난해 하반기 채용 인원 4000명보다 늘어난 5000명 수준을 선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응시생들은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호준씨(30)는 "채용 인원이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기사가 너무 많이 나와 기대 반 걱정 반"이라고 말했다.

마유진씨(26) 또한 "지난해 하반기 채용 당시보다 지원자가 많이 늘어 이번 상반기 채용에서 서류 통과율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들었다"고 우려했다.

삼성은 G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이달과 다음달에 걸쳐 임원 면접, 직무역량 면접, 창의성 면접 등을 진행한다. 다음달 중 건강 검진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최종 합격자는 오는 7~8월에 입사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