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가지수 1000 돌파 초읽기"

김종경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올해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중국 주식시장 오름세는 이제 한풀 꺾였다"며 "유동성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민지 기자]


"베트남은 1분기에만 7%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새 증권법은 외국인 유동성을 불려줄 수 있다. 베트남 VN지수가 곧 1000선을 넘어설 걸로 보는 이유다."

2일 본지가 만난 김종경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이렇게 내다보았다. 그는 베트남 한 곳에만 투자하는 '한화 베트남 레전드 펀드'를 맡고 있다. 이 펀드는 한화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에서 일하는 알란 탐 펀드매니저가 직접 운용한다. 성장 가능성이 큰 저평가 종목 30개를 찾아 장기투자하는 전략을 쓴다.

김종경 펀드매니저는 인도네시아에서 꽤 오래 거주해 아세안 지역에 밝은 편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와 베트남을 오가면서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한화 베트남 레전드 펀드는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왔다. 1년과 6개월 수익률이 각각 -0.85%와 10.99%에 달한다. 이에 비해 전체 베트남펀드 수익률은 1년 동안 평균 -10.40%에 그쳤다. 김종경 펀드매니저는 "싱가포르법인과 베트남 호치민사무소에서 실시간으로 변화에 대응한다"며 "현지직원을 늘려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펀드는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설정액을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000억원 가까이 들어왔다. VN지수가 올해 들어 9%가량 오른 영향이 컸다. 최근 한 달 사이에는 지수가 970~98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큰 호재는 증권법 개정이다. 외국인 투자한도 완화가 골자다. 김종경 펀드매니저는 "현재 외국인 투자한도가 꽉 차서 거래량이 늘지 않고 있다"며 "증권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유동성 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도 증권법 개정을 계기로 베트남을 신흥국지수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베트남은 세계에서 다섯째로 빨리 성장하고 있는 곳"이라며 "도이모이(쇄신) 정책으로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우리 간판기업도 베트남 투자를 늘려왔다. 김종경 펀드매니저는 "돈이 베트남 증시로 들어오면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업도 수혜를 볼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미·중 무역분쟁으로 타격을 받겠지만, 길게 보면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얼마 전 부패 스캔들이 일어나 베트남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김종경 펀드매니저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문제를 일으킨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에서 약 23%를 차지한다"며 "현지에서는 우리처럼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고 있고, 실제로 주가도 크게 빠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중국 주식시장 오름세는 이제 한풀 꺾였다"며 "유동성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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