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와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13일 오일탱커 2척이 UAE 영해 인근에서 사보타주 피해를 봤다고 발표했다. 이 중 1척은 사우디산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는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사보타주로 인한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으나 선박 구조물에 심각한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알팔리 장관은 이번 공격은 “항해의 자유와 전 세계를 향한 원유 공급을 훼방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이 소식은 하루 전 UAE의 자국 상선이 사보타주 대상이 됐다고 발표한 데 뒤따라 나온 것이다. 12일 UAE는 자국 상선 4척이 호르무즈 해협에 접한 오만만 인근 푸자이라 항구 근처에서 사보타주 대상이 됐다고 발표했다.
이 두 건의 사보타주가 연관됐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고 CNN은 지적했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미국이 병력을 대폭 증가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외신은 이란의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해국 해사청은 이란이나 이란 대리자가 유조선 등 미국 상선 등을 공격할 수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사우디 발표 후 13일 아바스 무사비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사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대변인은 또 "이런 사건은 안전한 해상 운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면서, “해상 안전과 안보를 저해하려는 나쁜 의도를 가진 이들의 음모와 외세의 시도”를 경고했다. 최근 중동을 둘러싼 긴장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대이란 제재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를 배치하면서 이란을 향한 경고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이란은 이에 반발해 이란 핵합의 이행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맞불을 놨다.

빨간 표시가 호르무즈 해협 [사진=구글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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